남성의 상징 테스토스테론 이해하기(2)
남성의 상징 테스토스테론 이해하기(2)
  •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 승인 2015.07.2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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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에 대한 변명

테스토스테론은 단백동화(anabolic)스테로이드 중 하나다. 단백질생산과 저장을 증가시키는 동화작용을 해 주로 근육과 뼈를 증가시킨다. 사실 우리 몸에는 테스토스테론 외에도 많은 스테로이드가 있으며 생명유지에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스테로이드인 코티솔(cortisol)은 부신에서 생산돼 면역체계를 조절하고 스트레스반응을 조절하는 주요호르몬이다.

근육은 테스토스테론이 작용하는 핵심부위 중 하나로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세포의 크기와 강도를 증가시킨다. 스포츠계에서는 스테로이드가 금지약물로 지정돼 운동선수들의 불법사용이 종종 문제가 된다. 많은 양의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할수록, 특히 운동선수들이 불법으로 사용하는 극단적인 고용량에서는 근육량과 강도를 빠른 시간 내에 더 많이 증가시킨다.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높을수록 개별근육세포의 강도와 크기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근육 주변의 세포가 근육세포로 변환되게 한다.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역시 테스토스테론을 기반으로 하는 단백동화호르몬이긴 하지만 적정 테스토스테론의 20배 이상의 용량이 사용되고 있다.

남성갱년기로 테스토스테론을 보충 받은 사람들 중에는 운동능력이 향상됐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테스토스테론 치료는 골프능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환자 중에는 테스토스테론 감소의 유일한 증상이 운동기능 저하로 나타난 경우도 있고 치료 후 좋은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스테로이드 불법사용과 다른 점은 테스토스테론수치를 단지 정상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화되면 그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잠재력만큼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지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운동만큼 근육을 강화시켜 준다면 힘들게 운동할 이유가 있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되는 남성이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았을 때 얻는 근육에 대한 효과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운동효과는 근육강도나 근육량 이상의 것으로 심리적 효과와 함께 심혈관계나 호흡기계에 주는 효과도 있다. 테스토스테론 치료만으로는 맥박이 빨라지거나 땀이 나지 않는다. 진정으로 건강해지려면 여전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테스토스테론보충제인 네비도주사를 맞은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약물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성분이 검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선수자격정지 18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1968년 정식으로 도핑테스트를 도입한 이후 금지약물을 사용해 파문을 일으킨 대표적인 선수는 캐나다의 육상선수 벤 존슨과 미국의 사이클황제 랜스 암스트롱이다. 두 선수 모두에게서 단백동화스테로이드와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고 한다.

병원 측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수치가 일반적인 수치에 비해 좀 낮았기 때문에 투여했다고 한다. 사실 테스토스테론 감소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흔하다. 일반적으로 테스토스테론수치는 약 35세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70세 남성의 50% 정도는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보이고 당뇨병, 비만, 고혈압, 신장이나 폐질환이 있는 경우 감소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 또 나이가 젊어도 스트레스, 과음, 흡연, 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감소될 수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남용과 테스토스테론 감소에 대한 의학적 치료에는 미묘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테스토스테론 치료의 목표는 생리적 보충, 즉 테스토스테론을 정상수준으로 복구시켜주는 것이다. 반면 불법사용은 정상남성의 가장 높은 테스토스테론수치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양의 스테로이드를 복용한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테스토스테론이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수치가 완벽히 정상적인 남성이라도 발기장애나 성욕저하, 정력감퇴 등을 겪을 수 있듯이 결국 테스토스테론 감소는 단순히 노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나 여러 가지 의학적 상태, 정신심리적인 요소, 잘못된 생활습관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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