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질환자 ‘결핵 주의보’
만성 질환자 ‘결핵 주의보’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승인 2015.08.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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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국민 3명 중 1명 ‘잠복 결핵’
ㆍ류마티스 환자 발병률 4배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1위를 기록해 ‘결핵 후진국’이란 오명을 안고 있다. 지난해 3만4869명이 새롭게 결핵 진단을 받았다. 연간 사망자는 2000명이 넘는다.

13일 의료계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 국민의 30% 이상이 잠복 결핵 감염자로 추정된다. 결핵균이 몸속에 잠복해 있으면서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면역저하질환, 만성질환, 고연령층 등에서 특히 많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감염도 쉽게 되고, 진행도 빨라져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 장기간 치료로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핵균 대응력이 낮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결핵 발병률은 일반인보다 무려 4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류마티스 질환자 중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고 있거나 투여를 계획하고 있는 환자들은 반드시 잠복 결핵 감염자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권했다.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폐결핵의 경우 2~3주 이상의 기침, 가슴 통증 등 호흡기 관련 증상이나 쇠약감 및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만약 류마티스 환자가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받는 도중 결핵 감염 진단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면 생물학적 제제 투여를 중단하고 결핵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성공적으로 결핵을 치료한 이후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를 재개할 때는 에타너셉트(성분명) 제제 등 결핵 재발 가능성이 낮은 치료제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 생물학적 제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TNF 억제제를 6개월 이상 사용한 환자 8421명을 대상으로 결핵 발병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일 항체 억제제(인플릭시맙·아달리무밥)보다 수용체 억제제(에타너셉트)를 투여한 환자의 결핵 발병률이 가장 낮았다.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서창희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결핵 등 감염 질환에 취약해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 전 결핵 등을 검사하고, 감염 위험을 따져 안전한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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