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차고 가슴이 두근두근” 심장 두꺼워지는 ‘비후성심근증’ 의심해야
“숨 차고 가슴이 두근두근” 심장 두꺼워지는 ‘비후성심근증’ 의심해야
  •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승인 2016.03.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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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 심근증은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점에서 협심증과 증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심장이 두꺼워져 심혈관이 좁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비후성 심근증을 앓는 사람은 인구 1000명당 2명 정도지만 국내 통계가 없다. 평소 증상이 없거나 잠시 안정을 취하면 회복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심해 병원을 찾아도 심초음파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다.

삼성서울병원 비후성심근증클리닉 이상철 교수는 “이 질환은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다 보니 환자들이 병을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진단도 까다로워 경험이 많은 의사가 꼼꼼히 살펴봐야 병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후성심근증은 돌연사의 주원인 중 하나다. 2007~2010년 사이 광주전남지역 심혈관질환 사망자 가운데 7%가 이 때문이라는 국내분석도 보고된 바 있다. 특히 격렬히 운동할 때 심장이 많은 피를 뿜어내야 하는 만큼 운동선수에게 치명적이다. 2003년 카메룬 출신 축구스타 마크 비비앙 푀가 경기 도중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비후성심근증환자의 운동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치명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맥박이 빨라지는 것을 경계하고 격렬한 운동, 폭음, 사우나를 삼가는 것이 좋다.

심장을 안정시키는 약물치료 혹은 제세동기 삽입 등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장기능이상으로 인한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대동맥으로 수술기구를 집어넣어 혈관을 막은 심장근육 일부를 잘라내기도 한다. 이는 미국심장학회가 수술이 가능한 환자에 한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추천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 수술법이 소개돼 시행 중이다. 삼성서울병원 비후성심근증클리닉 김욱성 교수팀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이 높은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수련을 받은 뒤 2013년부터 국내수술일 시작했다. 병원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수술받은 환자 17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사망, 합병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욱성 교수는 “비후성 심근증은 병을 인지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라며 “내외과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만큼 심장이 내는 이상신호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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