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과잉 섭취, 키 안 커요
식이섬유 과잉 섭취, 키 안 커요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승인 2016.03.3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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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과잉’ 한국인 60만명…성장장애·설사·복통 등 부작용 주의보

서울과학기술대 식품공학과 김지연 교수는 최근 열린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토론회에서 “충분섭취량 이상의 식이섬유는 철분·아연·칼슘 등 건강에 필수적인 미네랄과 비타민 A·D·E·K 등 유용한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율을 떨어뜨려 영양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도 “한창 자라는 어린이가 식이섬유를 과다 섭취하면 칼슘 같은 중요 영양소의 체내 흡수가 줄어 키가 덜 자라는 등 성장 장애와 설사·복부 팽만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식이섬유는 흔히 섬유질 혹은 섬유소라고 불린다. 현재 국내에서 식이섬유는 권장량 기준 없이 충분섭취량만 설정돼 있다. ‘이 정도 먹으면 충분하다고 여겨지므로 더 이상 먹을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이는 권장섭취량과 개념이 다르다.

보건복지부가 설정한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기준’을 보면, 식이섬유 1일 충분섭취량은 1∼2세 최대 10g, 3∼5세 최대 15g, 6세 이상 20∼25g이다. 열량을 1000㎉ 섭취할 때마다 식이섬유를 12g씩 추가 섭취하는 것을 기준으로 했다.

문 교수팀이 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의 ‘2015년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중 식이섬유를 충분섭취량 이상 먹는 사람이 약 60만명에 달했다. 나이별로 적게는 3.7%, 많게는 8.6%에 해당한다. 문 교수는 “특히 2세 미만 유아는 일반적인 이유식과 식사에 포함된 식이섬유 양만으로도 충분하다”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성인에서는 식이섬유의 과다 섭취 비율이 더 높았다.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율은 50∼64세가 37.8%로 가장 높았고, 65∼74세 33.5%, 75세 이상 31.0%, 30∼40대 21.0%, 20대 10.8% 순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소화기능과 장내 유산균총이 확립되기 전인 영·유아기에 식이섬유를 과잉 섭취하면 설사·복통 등 부작용을 초래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고식이섬유·식이섬유 풍부’ 등이라고 표시한 제품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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