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오일의 진실
코코넛오일의 진실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 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6.05.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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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자들이 코코넛오일을 먹어도 되는지 또는 피부에 발라도 되는지 필자에게 묻는 경우가 많다. 방송에서 다이어트는 물론 아토피피부염에도 좋다고 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인터넷을 들여다봤더니 코코넛오일의 효능은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었다.

코코넛오일은 코코스야자의 열매인 코코넛에서 짜낸 기름을 말한다. 팜유와 마찬가지로 포화지방산이 많아 대표적인 열대기름으로 꼽힌다. 팜유는 기름야자의 열매에서 짜낸 기름으로 포화지방산함량이 약 48%일 정도로 높다. 포화지방산 중 탄소고리가 14개 이상인 긴사슬지방산은 체내에 중성지방으로 쌓이는데 팜유의 모든 지방산은 100% 긴사슬지방산들로 이뤄져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졌다.

코코넛오일도 포화지방산함량이 90% 정도로 높다. 하지만 이 포화지방산은 탄소고리가 8~12개인 중간사슬지방산이 64%나 된다. 더불어 절반정도가 모유에서 발견되는 라우르산이다. 이처럼 코코넛오일은 독특한 구성성분으로 인해 다양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효능이 바로 다이어트효과다. 코코넛오일의 중간사슬지방산은 쉽게 에너지화되기 때문에 중성지방으로 쌓이지 않고 체내칼로리를 소모해 살이 빠진다고 한다. 하지만 코코넛오일의 지방산은 단순히 영양성분일 뿐 체중감소효과는 없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코코넛오일에는 100g당 892Kcal의 열량이 있어 오히려 같은 양의 아몬드(579Kcal)보다 높다. 많이 먹으면 당연히 살이 찔 것이다.

또 코코넛오일은 변비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효과는 자극성 배변완화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호두, 잣, 들기름 등 대다수 식물성기름도 같은 효과가 있다. 많은 양을 섭취하면 설사가 생긴다. 열대과일인 코코넛은 성질이 서늘하다. 따라서 위장이 약하고 속이 냉한 사람은 조금이라도 이를 먹으면 복통, 구토,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반응이나 피부트러블이 일어나거나 여드름이 심해질 수도 있다.

한동하 원장

이밖에도 코코넛오일은 항균·항진균·항바이러스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 항균효과가 확실하다면 코코넛오일을 오래 많이 먹을 경우 장내세균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내세균총도 일종의 세균이기 때문이다. 코코넛오일 속의 라우르산은 강한 항균성분으로 알려졌지만 코코넛오일 자체의 항균작용에는 과장이 있다. 역시 적당량만 섭취해야한다.

시중에는 수많은 종류의 코코넛오일이 있다. 특히 ‘엑스트라버진 코코넛오일’이 인기다. 하지만 ‘엑스트라버진’과 ‘버진’은 제품성상에 차이가 전혀 없다. 날것이나 건조한 코코넛오일로 압착해 얻었을 때 붙는 이름일 뿐이다.

중요한 점은 코코넛오일은 열안정성이 높아 열처리를 했을 때 날것보다 항산화물질이 많아진다는 것. 조리과정에서도 높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가열되면서 항산화물질이 늘어난다. 올리브오일과 같은 이름을 붙였지만 성상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냉압착’으로 기름을 짠 제품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물리적으로 정제한 코코넛오일(시중의 RBD 코코넛오일)도 정제과정에서 항산화물질량이 줄어들지만 중간사슬지방산의 비율은 차이가 없다. 다만 솔벤트로 화학정제한 제품이나 트랜스지방으로 수소경화처리된 제품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코코넛오일은 여러 가지 이유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시중에 알려진 효능은 너무 과장됐다. 당연히 종류에 따라 체질에 따라 효과도 달라진다. 코코넛오일은 약간 독특하고 좋은 기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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