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에 대해 아는 것이 힘이다
질환에 대해 아는 것이 힘이다
  • 헬스경향 김영범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진료부원장
  • 승인 2016.08.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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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MRI(자기공명영상), 초음파는 현대의료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의료장비로 디스크, 관절염, 힘줄파열, 골절 등 여러 근골격계 질환의 진단을 위해 필자도 자주 이용하는 장비다.

현대의료에서 검사와 치료의 결정은 의사 단독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전문영역으로 의사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지만 결정은 환자 또는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합의하에 이뤄지는 것이다.

검사결정에 있어 의사는 물론이고 환자와 보호자들도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데 특히 CT의 경우 MRI, 초음파와 달리 방사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영범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진료부원장(兼 재활연구센터장)

인간은 생활하면서 토양, 공기, 우주로부터 자연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그 자연 방사선량은 1년 동안 평균 2.4 밀리시버트(mSv) 정도다.

국가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가슴 엑스레이를 시행할 때는 0.1mSv 이하의 방사선량에 노출되는데 CT 시행 시에는 부위와 방법에 따라 2mSv에서 16mSv의 방사선량에 노출돼 엑스레이에 비해 100배에서 수백배에 달하는 적지 않은 방사선량에 노출된다. 흉부 CT의 경우는 흉부엑스레이의 약 100배, 복부 CT는 약 400배의 방사선량에 노출된다.

CT는 다발성 골절이나 심한 외상의 응급상황, 또는 상황에 따라 진단과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검사이기도 하다. 특정한 상황에서 의료적 필요성이 충분해 의사가 권유할 때 방사선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 때문에 검사를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하지만 필요를 넘어 과잉되면 시행함으로써 얻는 이득보다 해가 커지는 우를 범하게 될 수 있다.

1945년 일본에서 원폭 피해로 50~150mSv에 노출됐던 사람들이 노년기에 암발생률이 증가했다는 연구 보고도 있었던 것처럼 소량의 방사선이 발생하는 CT라고 해도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CT를 최근에 시행한 적이 있었다면 의료진에게 밝히고 다른 검사법은 없는지 한 번 문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로 디스크, 관절염, 인대파열 같은 근골격계질환의 경우는 굳이 CT를 시행할 필요가 없다. MRI가 뼈가 아닌 연부조직의 병변을 진단하는 데는 훨씬 좋다.

단 MRI는 CT보다 훨씬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허리 MRI의 경우 보통 40만~1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반면, CT는 10만~20만원의 비용이면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CT와 MRI 모두 자주 시행하는 검사가 아닌 만큼 근골격계질환의 진단과 치료에서 불가피하게 검사가 필요하다면 비용이 더 들어도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는 MRI를 시행할 것을 권유한다.

어깨 회전근개나 상하지의 힘줄 또는 근육손상을 진단할 때는 방사선이 전혀 없는 초음파가 매우 유용한 검사장비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초음파는 CT, MRI보다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모든 질환에 있어 검사결정은 환자동의가 기반이 된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검사 관련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득실을 꼼꼼히 따져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아는 것이 힘’ 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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