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오종건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한우물 판 뚝심, 골절치료 발전에 매진”
[명의]오종건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한우물 판 뚝심, 골절치료 발전에 매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10.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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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어느 분야에 10년, 20년 열정을 쏟으면 ‘그냥 해야 하는 거니까’라고 마음먹은 사람들과는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겠습니까?”

17년째 골절외상 전문으로 외길을 걸어온 오종건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골절외상을 전문분야로 인정하지 않았던 당시의 분위기 속에서도 뚝심 하나로 골절분야를 독학,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골절외상전문의라는 타이틀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오종건 교수는 “힘든 순간 속에서도 국내 골절치료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다”며 “미국에서도 국내 골절치료가 대등하다고 인정받을 때까지 골절치료 발전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절치료는 증상에 따라 여러 번 수술해야할 수도 있고 수술 후에는 빠른 회복을 위해 길고 어려운 재활치료를 실시해야한다. 골절치료에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 교수는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하기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상황과 환자의 회복가능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킨 뒤 자신을 완전히 믿고 따라오게 만든다.

관절기능을 회복한 환자들이 연신 ‘고맙다’며 손을 꼭 잡아줄 때면 그렇게 마음이 따뜻해질 수 없다고. 외상전문의의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도 전보다 많아져 더욱 힘이 난다고 했다. 고대구로병원은 2014년 정부가 지정하는 ‘외상전문의 집중육성병원’으로 선정돼 외상교육에 힘써왔다. 현재 오 교수는 4명의 펠로우를 수련시키고 있다.

의사 혼자 4명을 수련시키는 것도, 한 병원에 외상전문의만 5명이 있는 것도 대단히 드문 일이지만 오 교수는 “버겁기는 해도 잘 훈련받은 후배들이 전국 권역외상센터로 진출해 그곳에서 또 다른 후배를 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매우 보람 있는 씨앗을 뿌리고 있는 셈”이라며 웃어보였다.

한우물만 판 그의 열정은 이미 국내를 넘어 외국으로까지 전파되고 있다. 오 교수는 국제골절치료연구학회(AO, 1985년 스위스에서 설립, 골절치료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단체) 교육과정 중 최고위과정인 마스터코스에 해당하는 ‘커런트 콘셉트코스’에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하게 고관절골절분야 체어맨(의장)으로 초청돼 세계적인 골절치료 대가들에게 최신지견을 전수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도 두바이에서만 9개의 강의를 마쳤다.

오 교수의 최종목표는 미국이다. 그는 국내 골절외상전문의 수와 함께 진료수준이 향상돼 한국골절학회가 미국에서 대등하게 인정받는 날이 올 때까지 부지런히 달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외상전문의로서의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오 교수에게도 외상분야에 날아드는 비난의 화살은 매우 뼈아프게 느껴진다. 특히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골절환자를 병원이 기피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복잡한 골절수술은 고도의 전문적 술기가 필요한 어려운 시술인데도 현재 상급병원지정에 사용되는 입원환자분류체계에 의한 중증도분류에서 대부분의 복잡한 골절수술이 일반진료질병군(B등급)으로 분류돼있고 특히 생명을 위협하는 불안정 골반골절치료는 단순진료질병군(C등급)으로 분류돼있어 마치 애물단지 같은 존재가 돼 버렸다고.

“그래도 예전보단 나아요. 이제는 골절치료가 정형외과 의사라면 누구나 으레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오랜 열정을 쏟아 일궈낸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의사만이 ‘잘’할 수 있다고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됐으니까요.” 오 교수가 자부심을 갖고 계속해서 연구에 매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유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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