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명상으로 다진 ‘긍정의 힘’ 결핵도 물리치더라”
“단전·명상으로 다진 ‘긍정의 힘’ 결핵도 물리치더라”
  •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정희원 기자
  • 승인 2013.03.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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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배우·연출가 김명곤 교수

‘명사의 건강관리’ 이번호 주인공은 배우 전무송 선생이 추천하신 김명곤 동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석좌교수입니다. 배우이자 연출가로 잘 알려진 김 교수는 문화관광부 장관과 국립중앙극장 극장장을 역임하는 등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분입니다. 두 분은 연극계 선후배로 오랫동안 교분을 유지했고 지금은 연출가와 배우로 함께 ‘아버지’라는 연극을 공연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가 추천해주신 다음호의 주인공은 탤런트이자 배우로 널리 알려진 이순재 선생입니다. <편집자 주>

김명곤 교수가 대중에 널리 알려진 것은 영화 ‘서편제’를 통해서다. 소리를 위해 딸의 눈까지 멀게 하는 비정한 소리꾼 유봉으로 분해 잊지 못할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이 서편제의 시나리오를 김 교수가 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김 교수는 배우이자 작가, 연출자로서의 재능을 모두 가진 팔방미인이다. 게다가 국립중앙극장장 재직 시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최고의 전문 예술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는가 하면 문화예술인으로서 최고의 위치인 문화관광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이쯤 되면 그가 ‘못하는 일이 뭘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에게도 남모르는 아픔이 있었다. 젊은 시절을 내내 결핵과 싸우며 보낸 것. 대학시절 연극반활동과 학업, 아르바이트를 하며 몸을 돌보지 못한데다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바람에 결핵과의 힘겨운 싸움은 15년이나 이어졌다. 그는 그 시절을 ‘죽음의 균과 함께 보낸 15년’으로 표현했다.

점차 증세가 깊어지면서 항상 죽음이 옆에 있는 것 같았고 악몽에 시달렸으며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다. 그는 삶을 지키기 위해 치료에 전념했다. 특히 가정을 이루고 가장이 되면서 ‘지켜야 할 것’이 생기자 삶에 대한 의지가 점점 커졌다. 우울한 생각을 버리면서 병 자체를 받아들이고 극복하자고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러자 우울감도 사라지고 성격은 밝게 변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김 교수가 결핵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부인의 역할이 컸다. 그의 가족사랑, 특히 고등학교 독일어교사 시절 처음 만난 아내에 대한 사랑은 극진하다. 선생님과 제자로 만났지만 인연이 더해져 백년가약을 맺었고 아내는 지극정성으로 결핵을 앓고 있는 김 교수 곁을 지켰다. 결핵완치 판정을 받던 날 부부는 병원 앞에서 얼싸안고 눈물을 글썽였다.

김 교수는 “나는 남들과 달리 중년에 오히려 건강을 찾았다”고 했다. 그가 건강과 관련해 가장 강조한 것은 ‘절제하는 습관’이다. 김 교수는 이런 생활습관이 건강을 되찾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으며 균형 잡힌 생활이야말로 건강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젊은 시절 앓았던 결핵이 스스로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오히려 건강을 지키는 습관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김 교수가 즐겨하는 활동은 ‘단전호흡’과 ‘명상’이다. 매일 하지는 못하지만 생각날 때마다 틈틈이 명상과 단전호흡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명상과 단전호흡을 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져 더욱 활력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예술인은 감정변화가 극심하고 잘 휘둘리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감정적인 문제를 겪기 쉽다”며 “단전호흡과 명상은 이런 감정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좋아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마음속에 생긴 좌절과 분노, 절망은 정신건강뿐 아니라 육체건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각은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는 특히 마음건강과 관련해 ‘마음에 무언가를 쌓아두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말했다. 일기장에라도 좋고 친구와의 수다도 좋으니 아픔이나 상처를 자꾸 털어놓으라고 했다. 소통을 통해 마음을 치료하는 법을 알려준 것이다.

김 교수는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김 교수의 강의테마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베짱이 같은 삶도 좋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사회는 아직 성실과 근면이 강조되는 개미 같은 삶이 미덕이라지만 사실 베짱이처럼 혼자 좋아하는 것을 즐길 줄 알아야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세대의 개미들이 나이 들면 외롭고 슬픈 개미가 된다”며 “삶을 즐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꿈과 열정으로 신명나게 살자’라는 자신의 좌우명대로 신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김 교수의 건강을 기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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