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야외활동 많은 여름, 올바른 ‘상처’ 관리법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야외활동 많은 여름, 올바른 ‘상처’ 관리법
  •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06.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은 기온도 높고 해가 떠 있는 시간도 길다. 저절로 가족단위 야외활동이나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마련. 이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환자는 피부 손상, 즉 상처환자다.

갑자기 들리는 아이 울음소리에 놀라 쫓아가 보니 얼굴이 빨갛게 긁혀 있다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을 것이다. 더군다나 며칠이 지나도 상처가 낫지 않고 흉이라도 질 것 같다면 필자 역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참으로 속상할 것 같다. 광고에서 말하는 것처럼 상처에 연고 하나만 바르면 ‘후’ 하고 흉터 없이 ‘새살이 솔솔’ 나면 얼마나 좋을까?

김하용 등이 2001년 대한골절학회지에 발표한 ‘소아의 근골격계 외상’에서는 스스로 놀기 좋은 여름 휴가와 가을철(7~10월)에 소아 외상이 집중돼 있다며 주위 환경관리와 안전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안전을 강조해도 불시에 당하는 사고는 어쩔 수 없다. 따라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외출할 때는 반드시 상비약을 챙겨야한다.

■상처의 종류와 회복과정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상처는 일반적으로 화상과 찰과상, 찔린 상처(자상), 찢어진 상처(열상) 등을 말한다.

화상은 전기, 열, 화학 제품, 자외선 노출 등으로 인해서 발생한다. 찰과상은 피부에 물리적 마찰로 인해 발생하며 찔린 상처는 뾰족한 물체에 의해 피부가 손상돼 발생하고 찢어진 상처는 날카로운 물체가 피부조직을 손상시켜 발생한다. 화상은 다른 상처와 달리 초기 대응이나 처치 방법이 다르므로 다음 시간에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상처가 발생하는 것은 피부 구조물의 물리적인 손상 때문이다. 피부는 인체 가장 바깥 부분을 이루고 있으며 표피와 진피, 피하지방층으로 구성된다. 표피층 손상 정도라면 자가치료해도 되지만 진피층까지 손상됐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자상 및 열상은 진피층까지 손상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응급처치를 마친 뒤 자가치료를 선택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자.

상처회복과정은 크게 ‘염증반응→증식을 통한 구조물 확충(증식기)→새로운 조직성숙(성숙기)’으로 나뉜다. 염증반응은 지혈을 통해 출혈을 막고 세균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며 조직형성의 기초를 마련하는 단계다. 이후 증식과정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피부가 채워지고 마지막으로 성숙기에 들어가면 콜라겐의 합성과 분해를 반복하면서 상처가 완전히 회복된다.

상처깊이에 따라 치유기간이 달라지지만 표피층의 경우 공기중에 노출된 경우 6~7일, 습윤 환경이 유지되면 4일 정도면 회복된다. 따라서 상처가 났을 때는 증상완화와 환부보호, 습윤환경유지를 통해 치유촉진과 흉터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상처치료제와 사용 시 주의사항

상처가 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환부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식염수나 흐르는 수돗물에 상처를 깨끗이 세척한다. 상처를 세척하면 먼지, 찌꺼기 등 이물질도 제거 돼 상처의 회복이 빨라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간혹 진물을 없애고 지혈을 하겠다고 가루형 상처 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환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찌꺼기를 남겨 오히려 상처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 환부의 오염도가 심하다면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 소독약 및 항생제 외용제를 사용할 수 있다.

소독약은 과산화수소수, 포비돈요오드액이 대표적이다. 70%에틸알코올도 사용할 수 있지만 환부에 너무 자극적이기 때문에 기구소독 등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과산화수소수는 상처 부위의 효소에 의해 분해돼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 이것으로 세균의 단백질을 손상시켜 살균한다. 하지만 상처조직까지 손상시킬 수 있고 자극적이며 소독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사용을 권장하기는 어렵다. 과산화수소수를 사용하면 기체가 발생하므로 소독약이 마르기 전 드레싱 제제로 환부를 덮지 않도록 주의한다.

포비돈요오드액은 일명 빨간약으로 유명하다. 포비돈요오드액은 용액이 건조되면서 포비돈에 붙어 있는 요오드가 서서히 방출돼 소독효과를 발휘한다. 광범위한 살균효과와 피부와 점막을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소독약이다. 단 상처가 넒거나 점막에 사용하는 경우 요오드가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에 문제가 있거나 소아, 임산부, 수유부는 특히 주의해서 사용한다.

만일 과산화수소수나 포비돈요오드액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라면 국소마취제인 디부카인이 복합돼 있는 무자극 소독약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제제는 소독효과를 보이는 염화벤제토늄(솔트액-그린제약)이나 클로헥시딘(애니클렌-성광제약) 등이 함유돼 있는데 그외 혈관 수축제, 항히스타민제도 함유하고 있어 통증, 알레르기 증상을 동시에 완화시킬 수 있다. 통증이나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상처치료제로 흔히 알고 있는 후시딘연고나 마데카솔케어연고는 모두 항생제 연고다. 후시딘연고는 후시딘산나트륨이, 마데카솔케어연고는 네오마이신을 함유하고 있는 항생제 연고이므로 세균성 감염을 완화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마데카솔케어 연고에는 센탈라아시아티카가 함유돼 있어 새살 촉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밖에 바시트라신, 폴리믹신B황산염(바스포연고-녹십자), 티로트리신(티로서겔-종근당) 등을 함유한 항생제 연고도 상처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처가 발생하면 체내 면역계가 작동하므로 세균감염의 위험도가 낮다. 항생제 외용제는 오염의 정도가 심해 감염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사용하고 예방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국소 항생제를 사용하면 내성우려가 높고 환부가 넓은 경우 전신독성이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용한 후 7일이 지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항생제 외용제는 크림, 연고 형태가 있다. 연고는 기름형태로 돼 있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다. 단 피부가 손상된 경우 체액이 통과되지 않아 짓무를 수 있기 때문에 경미한 상처에 사용한다. 크림은 체액이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손상된 피부에 적합하다.

외용제를 바를 때는 깨끗한 손이나 거즈 등에 덜어서 환부에 바르도록 한다. 용기 채로 바르는 경우 남은 제품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튜브에 담겨 있는 항생제 외용제는 개봉 후 6개월간 사용 가능하며 직사광선을 피해 실온보관한다.

만일 세균감염 우려가 없다면 드레싱밴드를 이용해 습윤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습윤상태를 유지하면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진물 속 상처 치유인자가 손실되는 것을 막고 과도한 삼출물은 흡수해 상처부담을 줄여준다. 드레싱밴드는 세균이나 이물질을 차단해 상처를 보호한다. 과거에는 거즈를 사용하거나 딱지가 생기게 하는 건조 드레싱 방법을 많이 사용했지만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흉터 유발요인이 되므로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습윤환경을 유지시키는 드레싱제제로는 친수성 콜로이드제제와 폴리머 폼 형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 겔 형태도 사용하는데 추가적인 드레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친수성 콜로이드(듀오덤-보령제약, 이지덤-대웅제약, 하이맘밴드-중외제약 등)는 대표적인 습윤 드레싱밴드다. 삼출물 흡수가 용이하고 접착제 없이 부착돼 편리하다. 액체와 세균을 통과시키지 않고 통증을 줄여주며 일부 자외선을 차단해 색소 침착을 막아준다.

하지만 감염된 상처에는 사용하지 않으며 밴드를 제거할 때 외상을 남길 수 있고 장기간 부착했을 때 상처제외부위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진물이 흘러 넘치지 않아도 1~2일에 한 번은 교체하는 것이 좋다.

환부크기에 맞게 잘라 쓰는 타입의 경우 가위에 묻어 있는 오염물질로 인해 드레싱밴드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오래 보관하는 경우 크기에 맞게 미리 잘라져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레탄폼(메디폼-한국먼디파마)은 감염된 상처에도 사용할 수 있고 진물흡수가 뛰어나며 제거할 때 외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단 접착되지 않기 때문에 반창고 등으로 고정해야 하며 환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

상처가 심하지 않을 때는 피부보호제를 사용할 수 있다. 덱스판테놀과 라놀린이 함유된 연고(비판텐-일동)나 바세린 등은 경미한 상처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비판텐은 피부재생, 염증완화효과가 있어 증상완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 드레싱밴드를 부착하기 어려운 부위나 진물이 거의 나지 않는 경미한 상처에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쉽게 사용하는 일회용밴드는 거즈가 포함된 부착제로 거즈 드레싱밴드에 속하며 습윤환경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경미한 상처를 보호하거나 항생제 등을 사용한 후 환부를 가볍게 보호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일 상처의 통증이 너무 심하다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령환자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영양결핍이 있는 경우에는 상처치유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벼운 상처라도 주의해야 한다.

상처치료가 더딘 경우 고른 영양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 A, B, C, 아연, 구리 등을 충분하게 공급하면 상처치료에 도움이 된다. 빈혈이 있어도 상처치유능력이 떨어지므로 철분을 충분하게 섭취한다. 단백질과 아미노산 역시 피부재생효과가 있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염증을 완화하는 배농산급탕이나 탁리소독음, 황기건중탕 같은 한약제제 또한 증상에 맞게 사용하면 상처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니 필요한 경우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참고자료

비 처방약 핸드북17판(조윤커뮤니케이션, 2013)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그림으로 보는 병리학(정담미디어, 2008)

원색최신의료대백과사전(신태양사, 1992)

한 눈에 보는 한 페이지 약학정보(신일서적, 2015)

상처는 절대 소독하지 마라(도서출판 이아소. 2011)

소아의 근골격계 외상. 대한골절학회지 제 14권, 제1호, 2001년 1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