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갑상선암’ 바로 알기
알쏭달쏭 ‘갑상선암’ 바로 알기
  • 장인선 기자·이윤지 대학생인턴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7.11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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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 발병률 1위인 동시에 생존율도 1위인 갑상선암은 조기발견 및 치료 시 예후가 좋은 질환이기 때문에 자가진단, 정기검진을 통한 예방을 권장한다.

국내 암 발병률 1위 갑상선암. WHO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갑상선암발병률은 세계 1위로 인구 10만명 당 88.6명에 달하며 이는 세계평균(10만 명 당 6.1명)보다 15배 정도 높다. 하지만 다른 암에 비해 진행속도가 느리고 치료 후 5년 내 생존율도 매우 높아 ‘착한 암’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한편 최근에는 진단과 수술이 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치료를 미루거나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대전선병원 유방․ 갑상선외과 유지만 과장의 도움말로 갑상선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갑상선의 역할은?

갑상선은 양측 쇄골이 만나는 목의 아래쪽 가운데에 있는 기도 위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기관이다. 우리 몸의 에너지대사, 체온조절, 신진대사균형 등에 관한 호르몬을 만들어 분비한다.

하지만 이 호르몬이 많거나 적게 분비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먼저 갑상선호르몬이 과다분비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발생한다. 이 경우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더위를 심하게 느끼며 체중이 줄고 월경불순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반대로 적게 분비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한다. 심장박동수가 느려지고 땀이 잘 나지 않거나 추위를 많이 타며 많이 먹지 않아도 체중이 늘고 피부건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은 월경 시 과다출혈이 있고 임신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갑상선암의 종류는?

갑상선암은 말 그대로 갑상선에 암이 생기는 것으로 암세포가 발생하는 양상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먼저 갑상선암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암세포가 한 곳에 경계를 두고 모여 있는 것이 유두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간단한 세포검사로 진단 가능하고 주변 림프절로 전이가 있는 경우에도 비교적 예후가 좋다.

여포암은 유두암과 달리 암세포의 형태가 불규칙적이고 혈관을 따라 폐나 뼈, 뇌로 전이되는 특징이 있다. 양성종양인 여포선종과 구별이 쉽지 않아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역시 예후가 좋은 편이다.

반면 사망률이 높은 갑상선암도 있다. 미분화암인 역형성암은 다른 암에 비해 전이속도가 매우 빠르다. 다행히 발생빈도는 드물지만 이미 수술이 불가능한 시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림프절로 전이되지 않아도 6개월 이내 사망률이 90%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또 유두암, 여포암환자의 20% 정도에서 역형성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 유두암, 여포암을 진단받았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전체 갑상선암의 약 1~2%를 차지하는 수질암도 유두암과 여포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지만 조기발견해 치료할 경우 예후가 좋다. 2010년 미국암협회에서 발표한 갑상선암 5년 생존율 자료를 보면 수질암 1, 2기의 생존율은 95%를 넘지만 4기의 경우 약 28%로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갑상선암은 어떤 경우에 수술해야할까?

최근 갑상선암에 대한 과잉진단 및 수술 논란이 일면서 수술환자가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2∼2016년 갑상선암 및 수술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는 4만 1306명이었던 것이 2016년에는 2만 3832명으로 약 42%나 감소했다.

대한갑상선학회 최신 진료 권고안에 따르면 초음파검사상 5mm~1cm 이하의 결절에 대해서는 세침흡인검사를 실시하거나 주의 깊게 추적 관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검사나 세침흡인검사에서 악성으로 의심 또는 확진되면 수술로 조직을 제거해야 완치가능하다.

대한갑상선학회는 암세포 크기가 1cm 초과 4cm 미만이면서 갑상선 외 다른 조직에 침윤이 없고 경부림프절 전이가 없을 경우 엽절제술(갑상선의 반을 제거하는 수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크기뿐 아니라 모양과 위치도 수술 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돼 성대신경, 혈관, 기도를 침범했을 때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갑상선암의 위험요인과 자가진단법은?

갑상선암의 정확한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진 것이 없다. 주 위험요인으로는 목 주변에 방사선 노출이 지목되는데 노출된 나이가 어릴수록 발병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신진대사와 면역체계에 필요한 요오드섭취량도 갑상선암 발생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갑상선암에 걸리면 쉰 목소리, 삼킴장애, 목에 혹이 만져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 이를 대비해 자가진단법을 알아두면 좋다.

대표적인 자가진단법은 목 중앙 또는 아랫부분에 커진 혹이 만져지는 경우다. 이 부위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만져보다가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혹이 만져진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초음파검사 또는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은 조기발견 및 치료 시 수술범위, 합병증이 적고 예후가 좋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간 방치하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위험하기 때문에 자가진단,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사전에 예방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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