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의 날 특집]백신없는 C형간염, 완치의 길은 있다
[간의 날 특집]백신없는 C형간염, 완치의 길은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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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감염자 혈액·체액 담긴 수혈·주삿바늘·피어싱으로 감염
ㆍ방치하면 간암으로 악화… 경구용 치료제로 90% 완치
ㆍ전문가 “보균자 30%만 진료권…40세 이상 국가검진을”

매년 10월 20일은 대한간학회가 국민에게 올바른 간질환정보를 제공하고자 제정한 ‘간의 날’이다. 간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B형·C형간염은 간암원인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치명적이다. 하지만 C형간염은 B형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어 더욱 경계해야한다.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C형간염에 대해 알아봤다.

 

 


■ 방치하면 간암으로 악화

C형간염은 C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간에 다양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피부나 상처에 닿았을 때 감염된다. 비위생적인 수혈·주삿바늘·피어싱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고 만성으로 진행돼도 가벼운 피로감, 소화불량, 황달, 우상복부불쾌감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더욱 주의해야한다.

C형간염은 다른 간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성도 높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환자 70%가 만성으로 진행되며 이중 약 2.5%가 매년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된다. 감염기간이 5년인 경우 13%, 10년이 넘으면 26%의 진행률을 보이는데 특히 40세 이상에서 진행률이 빠르다.

또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어 감염경로를 철저히 차단해야한다. 주삿바늘은 반드시 일회용을, 문신이나 침 시술도구 역시 소독 후 사용한다. 손톱깎이나 면도기, 칫솔로도 전염될 수 있어 생활도구도 절대 공유하지 말아야한다.

 

 

 

 


■먹는 치료제만으로 완치가능

그동안 국내 C형간염 표준치료법은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과 경구제(먹는 약)인 리바비린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었다(병용요법). 하지만 두통, 설사, 근육통 등 많은 부작용 때문에 결국 환자의 약 10~20%는 치료를 중단해야했다.

이후 등장한 경구용 치료제는 C형간염 완치의 길을 활짝 열었다. 주사치료 없이 먹는 약만으로도 C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경구용 C형간염치료제는 ▲하보니 ▲소발디 ▲비키라팩 ▲제파티어 등 총 4가지다. 이들 약은 3~6개월간 꾸준히 복용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며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경구용 치료제의 등장으로 C형간염 완치시대가 개막됐지만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며 “무엇보다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완치 후에도 재발하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국민인식·제도개선은 해결과제

전문가들은 C형간염에 대한 국민인식을 한층 끌어올려야만 완전한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대한간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간암 및 간경변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음주’(75%)를 꼽았다. C형간염을 원인으로 선택한 국민은 22%에 불과했다.

C형간염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최소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만40세·만66세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검사를 정식으로 포함시켜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C형간염환자 다발지역에서 국가검진시범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C형간염은 간암의 주요위험인자로 최근 보균자가 늘고 있는데도 발견이 쉽지 않아 실제로 진료권 내에 들어온 환자는 30%에 불과하다”며 “C형간염을 국가검진에 포함시켜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40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검진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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