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 절제한다고 해도 유방암 100% 예방은 어려워
유방 절제한다고 해도 유방암 100% 예방은 어려워
  • 이보람 기자
  • 승인 2013.05.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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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유방은 수유 기관일 뿐만 아니라 여성성의 가장 큰 아름다움의 상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방암 환자들의 경우 유방암 진단을 받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또 유방절제 수술 후에는 큰 정신적 상실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 김이수 교수의 도움말로 ‘유방암’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헐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절제 사실 때문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배우였던 어머니가 난소암에 걸려 2007년 56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 가족력을 토대로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유방암을 일으키는 브라카(BRCA1)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돼 이번에 수술을 결심한 것이다.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유방암은 모든 유방암 중 5~10%를 차지하며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주된 원인이다. 유전자 돌연변이 시 유방암, 난소암 확률은 최대 60% 증가하고 부모.형제가 유전자 돌연변이 보유 시에는 다른 형제나 자녀에게 돌연변이가 전달될 확률은 성별과 무관하게 50%에 달한다.

한림대의료원 제공.

가족성 유방암 전체 유방암 환자의 5~10%

한국유방암학회가 2007년 5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전국 유방암센터를 찾은 유방암 환자 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19.7%(167명)에서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유전자 변이 비율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24.8%,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9.4%였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변이 유전자 보유자 중 20대에서 돌연변이 발견 비율이 33.3%로 가장 높았으며 30대에서 발견된 비율이 30.8%로 두 번째로 높았다.

김이수 교수는 “BRCA1, BRCA2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견 된 여성이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지만 유방절제 수술을 받더라도 유방암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며 “특히 조기 유방암은 거의 완치가 가능해 30세 이후에 매년 유방전문의에게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X선 유방촬영 및 유방초음파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피부는 그대로 살리고 정상 유방조직을 다 들어낸 뒤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수술을 받았다. 일반적인 유방암 치료방법에는 크게 수술과 비수술적 방법인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호르몬요법 등으로 나뉜다. 조기 암을 제외하고 대개 이들 치료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이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유방보존수술은 유방암 조직을 포함해서 주변의 정상조직의 일부까지만 제거하고 겨드랑이의 림프절은 겨드랑이 밑에 새로운 절개선을 통해 제거해 내기 때문에 유두를 포함한 유방의 많은 부분을 보존할 수 있다.

유방전체절제술과 비교해서 전체 생존율에도 큰 차이가 없다. 유방보존수술의 최대 장점은 유방을 보존해서 미용효과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유방암의 표준수술법은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모두 절제하는 유방전체절제술(변형근치유방절제술)이 주된 수술법이었다. 1990년까지 약 80%의 유방암환자들에게 시행했다. 하지만 현재는 유방보존수술 비율이 유방전절제술을 앞지르고 있다.
 
김 교수는 “이처럼 유방보존수술이 늘고 있는 것은 유방암 검진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조기 유방암의 진단율이 증가했고 그만큼 유방보존수술이 가능한 환자수도 늘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도 유방을 보존해 미용효과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4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

남자들도 유방암이 생길 수 있으나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남자보다 100배가 높고 20대 여성보다 40대 여성에서 생길 확률이 400배 더 높다. 우리나라 여성 유방암은 미국을 비롯한 서양 여러 국가들에서 연령증가와 함께 발생율이 증가하는 것과 달리 40대(40%), 50대(25.7%), 30대(14.3%), 60대, 70대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김 교수는 “12세 이전에 월경을 시작한 여성과 55세 이후에 폐경이 된 여성, 35세 이후에 첫 임신을 한 여성은 유방암이 생길 위험이 다소 높아진다”며 “독신 또는 평생 임신을 하지 않았던 여성의 경우에서도 유방암의 발병이 다소 높다”고 말했다. 이어 “수유는 유방암을 막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유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유방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식습관과 생활환경도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많이 하거나 오랜기간 피임약을 사용하는 경우, 술?담배를 즐기는 경우 등도 유방암의 발생을 높인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유방암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유방암은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이다. 2012년 12월에 발표된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암통계에서도 보여주듯이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유방암 5년 생존율은 1993년부터 1995년까지의 5년 생존율에 비해 13% 상승한 91%로 보고됐다.

조기 진단·치료시 거의 완치 가능

이는 유방암 치료법의 발전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유방암 검진의 확대에 따라 조기 진단율이 높아진 것도 일조했다. 실제 유방암은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치료결과에 큰 차이를 만든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암등록본부 2008년 통계에 의하면 수술 후 병기별 5년 생존율을 보면 1기인 경우 98.4% 정도로 수술만으로도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조기 유방암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80%이상). 2기 91.6%, 3기 69.7%, 4기 30.2%였다. 

수술 후 재발은 주로 3년 내에 많이 발생하지만 5년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정기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5년까지는 3개월 내지 6개월에 한번씩, 5년 이후에는 1년에 한번 씩 계속해서 받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상은 없었는데 정기검진에서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이런 환자들은 70% 이상에서 조기 유방암으로 진단된다. 일단 유방에 혹이 만져지면 유방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유방암 환자의 약 75%가 혹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아온다. 혹이 손에 만져지려면 암의 크기가 1cm 정도 자라야 한다. 이렇게 혹이 커지려면 암세포가 1개부터 시작하여 무려 10억 개 이상으로 증식하여야 하고 보통 2~3년이 지나야 한다.

간혹 유두에 핏빛의 분비물이 나와 조직검사를 해서 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피부나 유두가 함몰되고 겨드랑이 림프절로 암세포가 전이 되어 손으로 만져지기도 한다. 유방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피부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염증성 병변을 보이거나 피부에 궤양을 일으키고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TIP. 유방 자가진단법

생리 이후 2~3일이 적당하다. 생리가 없는 사람은 매달 일정한 날을 정해놓고 시행한다. 목욕이나 샤워할 때 시행하면 편리하다. 거울 앞에 서서 양측 유방을 잘 관찰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중점적으로 봐야한다.
- 가슴에 아프지 않는 멍울이 만져지거나 손으로 만져 보았을 때 두꺼운 부분이 있다.
- 한 쪽 가슴이 붓거나 커진다.
- 유두(젖꼭지)가 오므라들거나 가슴의 피부가 거칠어진다.
- 가슴(젖꼭지, 유방)의 모양이 비대칭적으로 변한다.
- 젖꼭지에서 피가 나온다든지 젖꼭지에 습진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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