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유혹 ‘일찍’ 빠지면 중독위험↑…국내 청소년 음주 ‘심각’
알코올 유혹 ‘일찍’ 빠지면 중독위험↑…국내 청소년 음주 ‘심각’
  • 장인선 기자·이장준 대학생인턴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11.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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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알코올의존증으로 치료받는 10대 환자수가 8000명에 이르렀다. 청소년기 음주는 발육부진, 발달장애, 정신장애 등을 일으킬 뿐 아니라 향후 알코올중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청소년 음주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광수 의원(국민의당)이 지난달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알코올중독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알코올의존증으로 치료받은 10~19세 청소년환자수가 8000명에 달한 것. 특히 2013년 1304명에서 2014년 1588명, 2015년 1726명, 지난해에는 1767명으로 최근 3년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무형 원장은 “30~50대 성인환자는 줄었지만 10대 환자는 늘어났다”며 “실제 음주문제를 가진 청소년은 통계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나친 음주는 누구에게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청소년에게는 특히 치명적이다. 청소년은 성인보다 알코올에 의한 조직파괴가 심각하고 발육부진과 뇌의 발달 및 정신장애 등을 일으키며 건강한 성장을 방해한다.  

이무형 원장은 “학업에 열중해야 할 시기에 알코올을 접하면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해마가 위축돼 기억력저하까지 올 수 있다”며 “특히 이성적 판단과 충동조절능력, 도덕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손상되면 각종 범죄나 문제행동에 노출되기 쉽고 성인이 돼서도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청소년기에 알코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향후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의 뇌 안에는 동기를 만들어내는 대뇌 보상회로 장치가 있는데 이곳을 자극하면 쾌감이나 기쁨을 느껴 어떠한 행동을 계속하고자 하는 동기가 형성된다. 특히 알코올은 보상회로를 지나치게 자극해 한 번 쾌감이나 기쁨을 느끼면 음주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청소년기에는 뇌의 가변성이 높아 자극에 쉽게 반응하기에 알코올중독 가능성도 크다. 또 음주를 일찍 시작할수록 알코올의존증으로 가는 비율도 높아진다.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알코올의존증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 첫 음주시기를 10대라고 답한 비율이 남성은 39%, 여성은 27%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기 음주경험이 향후 성인이 돼서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원장은 “청소년기 음주의 위험성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 못지않게 가족들의 대처 역시 중요하다”며 “자녀의 기분이나 행동변화를 세심하게 살피고 음주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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