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과 해외환자유치의 차이
의료관광과 해외환자유치의 차이
  • 조창연 편집국장
  • 승인 2013.05.22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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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의료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국내의료가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섰다.

특히 외과 분야에서는 현장에서의 임상경험이 꾸준히 축적되면서 수술실력 만큼은 어느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특히 성형외과의 경우 문제점은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간수술건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세계시장의 무려 1/4을 점유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처럼 뛰어난 의술과 시장규모의 급격한 성장을 바탕으로 이제 병원들은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의료관광’ ‘해외환자유치’ 등이 그 산물이다. 국내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도 한몫 거들었다. 정부 역시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병원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의료관광과 해외환자유치, 이 두 가지는 같은 개념일까 아닐까. 정작 두 용어의 정확한 개념 인식에 있어 많은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실제로 이에 참여하고 있는 일선 병원에서조차 명쾌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두 단어를 혼용해 쓰는 일도 다반사다.

얼마 전 해외환자유치를 담당하고 있는 한 대학병원 관계자가 물었다. “우리는 사실 외국의 중증질환자를 치료하는 게 맞고 실제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걸 의료관광이라 해야 하나요, 아니면 해외환자유치라고 해야 하나요?”

본래 이 헷갈리는 두 개념의 처음 시작은 소규모 의료관광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조금씩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여행사를 통해 비교적 가벼운 성형외과·피부과시술을 마치고 관광, 쇼핑 등 여행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해외환자를 데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외환자수가 극히 미미한 상태였다.

의료관광과 해외환자유치라는 개념이 본격화되고 일반화된 것은 이명박정부 들어서다. 이명박정부가 신성장동력산업 17개를 발표하면서 의약 부문에서 바이오·제약과 글로벌헬스케어 분야가 선정됐다. 의료알선행위를 금지한 의료법이 외국인에 대해서만 허용하는 것으로 개정됐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헬스케어 분야 육성을 위한 주무부서가 문화관광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됐다.

이후 문광부는 의료관광이라는 단어를 선택했고 복지부는 외국인환자유치(지금의 해외환자유치)라는 단어를 선택해 같은 의미를 놓고 서로 다른 용어로 부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점차 국내에 유입되는 해외환자가 늘고 있는 시점에서 최소한 용어의 통일성이라도 기해야하지 않을까. 암, 뇌경색 등을 앓고 있는 외국 중증질환자를 대상으로 의료관광이라는 단어를 계속 써야하는 것인지 고민해볼 때다.

또 여행하면서 실력 있는 병원에서 간단한 얼굴성형이나 피부관리를 함께 하겠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외환자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맞는 일일까.

차라리 개념을 분리하는 것은 어떨까. 중증질환자를 대상으로는 해외환자 유치라는 용어를, 관광이 주목적이거나 건강검진 등 가벼운 질환을 치료하면서 관광이 주목적인 여행객에게는 의료관광이라는 용어를 적용하는 것이 맞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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