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직무스트레스, 정신질환 위험도 높인다?
소방관의 직무스트레스, 정신질환 위험도 높인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8.01.2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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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연구결과 발표

· 직무스트레스↑-회복탄력성↓, 우울장애 및 알코올 사용장애 악화

자기 자신보다 남을 위해 매 순간 위험을 무릅쓰는 소방관들. 이 때문에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에까지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김인향·김정현 교수.

실제로 소방관들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우울증 및 알코올 사용장애(과음으로 인해 정신적·신체적·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 등 각종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10배 가까이 높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소방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지원은 물론, 관련 연구도 미비한 상황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김인향·김정현 교수팀)은 소방관들의 정신질환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해 예방하고자 경기도 소방공무원 71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직무스트레스가 높을수록, 회복탄력성이 낮을수록 소방관이 겪는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장애’가 악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직무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이였으며 ▲직무스트레스 점수가 1 증가할수록 우울장애 점수는 0.006점 ▲알코올 사용장애 점수는 0.005점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회복탄력성 점수는 1 증가할수록 우울장애 점수가 0.147점 ▲알코올 사용장애 점수는 0.069점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7151명의 소방관이 지난 한 해 경험한 외상 사건은 평균 9.5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기존에 정신과적 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 소방관이라도 직무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에 따라 우울장애, 알코올 사용장애에 대한 취약성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김인향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직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키면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소방관은 외상 노출, 응급상황, 교대근무, 감정노동으로 인해 그 누구보다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만큼 근무 여건 개선에 관심을 두면서 발생 가능한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인향 교수는 “개인마다 타고난 회복탄력성의 정도는 다르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듯이 충분한 휴식과 여가, 규칙적인 운동, 긍정적인 태도와 같은 훈련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은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와의 협약을 통해 2017년 2월부터 경기도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239건의 진료, 91건의 심리검사, 23개 소방서 정신건강 순회교육, 경기도 소방학교 교육 등의 활동을 펼쳤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은 이번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소방관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힘쓴다는 계획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나기영 부단장은 “소방관에게 발병하는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장애를 예방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 및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앞으로도 소방관의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소방관의 건강증진, 나아가 국민 전체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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