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덜덜덜 … 머리떨림, 알고보니 ‘두전증’
머리가 덜덜덜 … 머리떨림, 알고보니 ‘두전증’
  • 정희원 기자 (honeymoney88@k-health.com)
  • 승인 2018.01.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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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은 “한의학에서는 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두전증 등 떨림 증상이 잘 발생한다고 설명한다”며 “심장에 이상이 없어도 스트레스, 불안, 초조, 과로가 장기간 누적되면 심기능이 위축돼 손이나 머리가 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어, 김대리 조는거야? 머리가 막 떨리는데?”

직장인 김모 씨(34)는 최근 업무를 보던 중 회사 동기로부터 걱정 어린 말을 들었다. 모니터 앞에서 너무 집중하다보니 머리가 떨리는 것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종종 몸이 떨리는 현상을 겪는다. 긴장할 때 손을 떨고, 눈가가 떨리거나, 머리가 떨리는 ‘체머리’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의학적 의미에서 떨림증이란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규칙적이면서 율동적인 운동현상을 말한다. 주로 손에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수전증이 흔하게 알려져 있지만 김 씨처럼 머리, 팔다리, 몸통 등의 부위에서도 떨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떨림증은 나이가 많은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젊은층에서도 흔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손떨림(수전증)이나 머리흔들림(두전증)이 흔하다. 두전증은 정식으로 쓰는 용어는 아니지만 그만큼 환자가 많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떨림증은 자칫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괜찮은가’ 하는 걱정 어린 시선부터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어 자신의 불편함보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이가 어릴수록 떨림증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정도가 심하다.

■ 머리떨림, 대부분 ‘본태성 진전증’ 가능성 높아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대표원장은 “대개 ‘흔들리는 느낌’의 증상은 진전증(떨림증)일 것”이라며 “머리가 떨리거나 손이 떨리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대부분 본태성 진전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떨림현상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증상이 심해졌다 호전되기를 반복하기도 하는 등 제각각”이라며 “대부분 긴장, 감정동요, 불안, 육체적인 피로에 의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병하 대표원장이 설명하는 본태성 진전증은 ‘떨림’만이 유일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밖에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나 징후는 없는 것이 특징이다. 손에서 가장 많으며(수전증) 혀나 머리, 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머리근육이 영향을 받으면 목소리 떨림, 머리떨림(체머리)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 이발·사진촬영·정교한 작업 어려워져

체머리로 알려진 두전증의 경우 본인 스스로 인지하는 것보다 주변에서 ‘머리가 떨린다’고 알려줘서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주변시선을 강하게 의식하며 수전증을 겪는 사람보다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한다.

정도가 심하면 머리가 흔들려 미용·이발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진이 흔들려 제대로 찍지 못하거나, 눈을 마주치고 말을 할 수 없도록 머리가 흔들리기도 한다.

이러한 두전증 등 본태성 진전증은 대개 치료가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방치하지만 치료만 꾸준히 받으면 개선할 수 있다.

■ 스트레스·불안·과로 누적시 심기능 위축되며 나타나기도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는 우선 머리떨림 증상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한·양방 협진시스템을 바탕으로 개인별 체질 및 증상에 따른 1대1 맞춤처방을 내리는 ‘집중치료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뇌혈류검사(TCD), 동맥경화도검사, 전정기능검사, 혈액검사 등을 기반으로 소뇌·대뇌 등 중추신경계 상태를 면밀히 파악한다.

이후 한방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체질별 심장기능을 강화하는 약재 위주의 한약을 처방한다. 떨림증은 뇌기능 및 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관되므로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약재를 처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밖에 침·약침, 교정도수요법, 테이핑요법 등을 병용하거나 단독 활용해 뇌와 신경계를 안정시킨다. 

문병하 대표원장은 “한의학에서는 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대인공포증을 갖고 있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두전증 등 떨림 증상이 잘 발생한다고 설명한다”며 “심장에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 불안, 초조, 과로가 장기간 누적되면 심기능이 위축돼 손이나 머리가 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전증 초기에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면 증상이 악화되면서 심리적 압박감이 커져 다시 증상이 악화돼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치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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