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역시 ‘혈중 중성지질 개선· 혈행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돼 있지만 역시 홍삼처럼 2등급 원료다. 이러한 등급기준은 식약처가 발간한 ‘건강기능식품공전’에도 명시돼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 걸까.
실제로 홍삼과 비타민 다음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알로에는 애석하게도 3등급 성분이다. 60대가 많이 찾는 글루코사민의 경우도 2등급이고 인삼 역시 2등급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에서 기자를 만난 김수지(25·여) 씨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에 등급이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 본다”며 “자주 챙겨먹는 오메가3과 종합비타민제는 몇 등급인지 알고 싶다”고 궁금해 했다. 김 씨가 오메가3이 2등급 원료임을 알았다면 과연 오메가3을 꾸준히 복용했을까.
사정은 보건당국도 마찬가지였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기준과에서 근무하는 한 연구관은 1등급 원료가 무엇인지 파악조차 하지 못했고 식약처에서 발간한 책자에는 2등급 원료가 1등급으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 식품관련학과 교수 중에서도 건기식 원료 등급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건기식 문제에 대한 식약처 반응은 기대이하 수준이었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2등급 정도면 안전한 식품이고 10건 이하의 임상시험을 거쳤다”며 “소비자가 직접 제품에 적힌 영양기능정보를 잘 보고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건기식을 허가하고 관리해야 하는 자신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이다.
흔히 국민들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는 특정 질환에 도움이 되거나 특별한 기능을 할 것이라고 믿고 건강이 개선되기를 바라면서 그에 따른 가격을 지불한다. 식약처 관계자의 말처럼 소비자들이 제품에 적힌 영양기능정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까.
대다수 국민들은 건기식에 이런 용어가 있는지도, 이 용어가 원료의 등급을 의미하는지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단지 특정 질환에 좋다는 업체들의 광고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세종대학교 식품공학과 고상훈 교수는 “소비자들은 당연히 등급을 떠나 그 제품이 피로회복이나 특정 분야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먹기 때문에 등급 자체가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맹목적으로 건기식을 먹지 말고 의약품이 아닌 질병예방 차원에서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설령 제품 표지에 깨알같이 적혀있는 영양기능정보를 찾는다 해도 이 제품의 원료가 몇 등급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소비자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식약처 관계자의 말은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다.
또 현재 건기식 사용설명서에는 생리활성화등급을 표기해야하는 의무조항이 없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은 ‘~에 도움을 줌’ 이나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란 문구로 제품의 등급을 확인할 수밖에 없지만 이 역시 건기식 원료 등급 정보를 파악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와 관련, 단국대 식품공학과 정윤화 교수는 “소비자들은 건기식 구입 시 원료등급에 대한 인식 없이 제품을 구입한다”며 “건기식 원료에 대해 법적으로 1~3등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식약처에서 국민들이 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후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건강기능식품은 약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식사를 하면 힘이 나는 정도의 보조식품임을 인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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