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빛 좋은 곶감일수록 건강에 해롭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빛 좋은 곶감일수록 건강에 해롭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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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곶감은 색깔이 다양하다. 어떤 것은 밝은 주홍색으로 깨끗하지만 어떤 것들은 색이 흑갈색이면서 하얀 가루가 묻어 있는 것들도 있다.

곶감의 색깔과 모양에 차이가 나는 것은 바로 ‘만드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명한 주홍색으로 유통되는 곶감은 방부처리를 한 것들이다. 방부제로 사용되는 것은 바로 ‘이산화황(SO2)’이다. 이산화황은 아황산염의 한 종류로 흔하게 사용하는 방부제다. 곶감을 방부처리하는 방법은 껍질을 벗겨 낸 후 창고에 넣어 독성이 강한 유황을 이용해 15~30분 정도 훈증한다.

곶감을 아황산염으로 방부처리하면 곰팡이 등의 미생물번식을 막는 작용으로 인해 부패와 함께 산화를 막아 검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아황산염은 건포도, 말린 살구, 말린 자두(푸룬) 등 건조과일을 유통하는 과정에서도 흔히 사용된다. 곶감을 포함한 건조과일은 2000pppm (2g/kg 이하) 잔류량으로 허가된다.

아황산염은 아주 오래 전부터 포도주의 보존제로도 사용됐다. 소량이지만 종류에 따라서 50~100ppm 정도로 들어 있다. 발효과정에서 이산화황이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인위적으로 첨가한 것이다. 유통과정에서 발효방지를 위해 넣기 때문에 단맛이 많이 나는 포도주일수록 함유량이 높다.

아황산염은 허용범위 내에서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평소 건강할지라도 약 1% 정도에서 아황산염의 민감성을 갖고 있어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간혹 건조과일이나 소량의 포도주를 마시고 심한 두통이나 두드러기가 나타난다면 아황산염에 민감성이 있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알레르기체질의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천식환자의 경우는 약 5~10% 정도에서 발작으로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심각한 경우 ‘아나필락시스’라고 하는 즉시형 과민반응에 의해 사망할 수도 있다. 또 임산부가 아황산염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조산위험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식약처는 2011년부터 식품 등의 표시기준으로 알레르기 유발 원재료 및 성분에 아황산염(SO2로 10mg/kg 이상인 경우)을 추가적으로 표시하도록 고시한 바 있다. 이 기준은 1만ppm 이상에 해당된다.

하지만 미국 FDA는 10ppm 이상의 아황산염 함유식품에는 라벨에 정보를 기재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황산염 식품표시규정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요하는 것으로 한국도 기준치를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에는 아황산염을 처리하지 않는 곶감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자연건조된 곶감의 특징이라면 비교적 단단하고 색깔은 어두운 갈색이면서 하얀 가루가 묻어 있다. 하얀 가루는 곶감 표면으로 빠져 나온 포도당성분으로 시상(柿霜) 혹은 시설(柿雪)이라고 부른다.

방부처리된 곶감에 시상이 없는 이유는 수분함량이 높은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방부처리한 곶감이 자연건조시킨 곶감에 비해 당도가 더 낮다고 하는 것도 수분함량에 따른 농도차이 때문이다. 더 말랑거리고 선명한 색을 띠는 이유는 바로 아황산염에 의한 방부효과 때문이다.

반면 자연건조곶감 색이 검은 것은 산화된 결과지만 결국 숙성되는 것이다. 마치 된장이나 간장이 오래되면 갈변화현상으로 검어지는 것과 같다. 만일 오랫동안 저장해 놓고 먹고자 한다면 냉장고에 보관해 놓으면 걱정할 필요 없다.

언젠가는 하얀 분을 바른 못생긴 곶감이 보다 건강한 곶감으로 인정받는 날을 기대해 본다. 빛 좋은 곶감일수록 건강에는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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