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비염으로 고생인 우리 아이…꽃가루 아닌 집안 물건 때문?
알레르기비염으로 고생인 우리 아이…꽃가루 아닌 집안 물건 때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3.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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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료원 연구결과, 가정 내 향균제품 사용빈도↑·알레르기비염 발생위험↑
향균제품 함유된 트리클로산 트리클로카반 등 인체유해물질이 영향
가정 내 흔히 쓰이는 향균제품 사용빈도가 높을수록 초등학생 알레르기비염의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향균제품에 포함된 트리클로산과 트리클로카반이 알레르기비염 발생과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이 물질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거나 알레르기질환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정 내 흔히 쓰이는 향균제품 사용빈도가 높을수록 초등학생 알레르기비염의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향균제품에 포함된 트리클로산과 트리클로카반이 알레르기비염 발생과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이 물질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거나 알레르기질환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가 알레르기비염 때문에 늘 고생이라면 꽃피는 봄을 두려워하기보다 집안을 한 번 쭉 둘러보자. 가정에서 쓰이는 향균제품이 초등학생의 알레르기비염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비염은 어떤 물질에 코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면서 콧물, 재채기, 코 가려움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봄이면 꽃가루 때문에 더욱 극성을 부리는데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 동물 털 등 원인물질이 매우 다양해 알레르기검사를 통해 정확히 자신이 어떤 물질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가운데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 연구팀은 학부모의 동의를 받은 서울시 초등학생 1학년 1538명 중 생애 알레르기비염을 진단받지 않은 917명을 대상으로 6년간(2012~2017) 추적한 결과 가정 내 향균제품 사용빈도가 길수록 알레르기비염 발생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먼저 설문조사를 통해 추적 전 학생 부모에게 가정 내 향균제품 10종에 대해 ‘최근 1주일간의 사용빈도’를 물었다.

이후 추적결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6학년으로 되는 기간 동안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단받은 누적비율은 4명 중 1명(25.6%)이었다. 또 ▲학생 중 남성인 경우 ▲부모가 알레르기질환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학생이 천식 또는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 알레르기비염 발생비율이 높았다.

향균제품 10종 중 특히 알레르기비염 발생과 관련이 있는 제품은 향균비누, 향균손세정제, 향균주방 세제 3종으로 고사용군(28.1%)이 저사용군(22.7%)보다 알레르기비염 발생비율이 5.4% 높았다.

또 성별, 부모의 알레르기질환 진단유무, 천식 등 알레르기비염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보정하고 분석했을 때도 향균제품의 고사용군이 저사용군보다 알레르기비염 발생위험이 1.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향균제품에 살균·보존제로 사용되는 트리클로산과 트리클로카반이 알레르기비염 발생과 관련돼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이 물질들은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거나(환경호르몬) 발생 및 생식 독성, 알레르기질환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물질들이 포함된 향균제품은 여전히 대형마트에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성분표기마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2014년 환경정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 대형마트에서 향균을 강조한 19개 생활제품 중 7개 제품(37%)에서 인체에 문제가 되는 트리클로산 또는 트리클로카반이 검출됐으며 여기에는 세탁비누, 주방용비누, 손 세정제 등이 포함돼있었다.

서울의료원 환경건강연구소 김규상 실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가정 내 부모의 향균제품 사용이 초등학생의 알레르기비염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중요한 연구결과를 확인했다”며  “향균제품은 가정에서 흔히 쓰이는 만큼 사용 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수행한 김정훈 박사(선임연구원)는 “트리클로산 등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향균제가 제품 내 소량으로 있더라도 사용개수나 빈도에 따라 노출수준이 다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소아 알레르기면역학(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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