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알로 날씬해질 생각 깨끗이 버려야
약 한 알로 날씬해질 생각 깨끗이 버려야
  •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 승인 2013.08.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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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1 : 한 번만 먹어도 살이 쫙 빠지는 약 있나요?

환자2 : 밥맛 떨어지는 약 좀 주세요.

환자3 : 운동해도 살이 안 빠져요.

연예인들처럼 날씬해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살을 빼려고 약이나 건강기능식품도 많이 찾는다. 날씬해지려면 몸의 지방을 없애고 다시 안 쌓이게 해야 하는데 이런 약은 아직 없다.

‘리덕틸’ ‘제니칼’ 등이 FDA 공인을 받은 비만치료제다. 하지만 단순히 몸매관리용으로 이런 약을 먹는 것은 위험하다. 리덕틸은 부작용 때문에 이미 퇴출됐다.

FDA가 공인한 마약류 식욕억제제도 비만의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이런 약을 먹으면 밥맛이 떨어지고 배가 부른 느낌이 들어 덜 먹으니 살이 빠지기는 한다. 하지만 약을 안 먹으면 결국 다시 살이 찐다.
정일영 대전십자약국 약사
지방흡수억제제인 제니칼은 음식 중의 지방만 배출시킬 뿐 몸속 지방은 없애지 못한다. 이걸 먹으면 대변에 기름기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또 지용성비타민의 흡수를 억제해 약 먹기 2시간 전 비타민A·D·E·K 등을 보충해줘야 한다.

비만클리닉 등에서는 우울증치료제, 교감신경흥분제, 중추신경흥분제, 갑상선호르몬제 등이나 마황성분의 한약, 마약류 식욕억제제 등을 처방한다.

우울증치료제는 부작용(식욕부진)을 이용하는 것인데 이걸 먹으면 자살충동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의 처방약들은 대개 불면, 혈압상승, 두근거림, 신경과민 등의 부작용이 있다.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3개월 이상 계속 먹으면 안 되며 치명적인 폐동맥고혈압을 일으키기도 한다.

홈쇼핑 등에서 광고하는 건강기능식품은 배를 미리 부르게 해 밥을 덜 먹게 하거나 장 내용물 도는 몸의 수분을 배출시키는 것이 많아 체중은 줄지언정 살’을 뺀다고 보기는 어렵다.

약이나 건강기능식품만으로 평생 날씬할 수는 없다. 이런 것을 먹어 밥을 덜 먹으면 잠깐 체중이 줄기도 한다. 식욕억제제를 먹고 물도 마시기 싫을 정도로 밥맛이 떨어져 체중이 줄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약을 먹는데도 밥맛이 되살아나더라는 사람도 있다.

음식물이 소화되면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세포가 활동할 에너지원이 된다. 세포에서 쓰이고 남은 포도당이 세포에서 지방으로 바뀌면 살이 찐다. 육체활동을 늘려 세포에서 포도당이 다 쓰이면 살은 안 찔 것이다.

육체활동 외에 심장박동, 소화, 혈액순환, 호흡 등 보이지 않는 신체활동에도 포도당이 쓰인다. 이런 보이지 않는 신체활동이 기초대사이며 이때 소모되는 열량이 기초대사량이다. 음식물로 얻은 에너지는 먼저 기초대사에 쓰이고 남은 에너지가 육체활동에 쓰인다. 기초대사량이 많으면 소모되는 열량이 많아 살이 덜 찌고 적으면 살이 쉽게 찐다.

굶으면 체중은 쉽게 줄지만 기초대사량도 줄어 요요현상이 나타난다. 체중을 줄이려면 기초대사량을 늘려야 한다. 근육이 열량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도 늘어나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

잠깐 체중을 줄이기는 쉽지만 그 상태를 유지하려면 습관을 고쳐 야식을 피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고 끼니를 거르지 않아야 한다. 체중을 잠깐 줄여서는 별 의미가 없고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하며 식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약 한 알로 평생 날씬해질 것이라는 환상은 깨끗이 버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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