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C형간염’…“일단 40세 넘으면 항체검사 해보세요”
잠잠한 ‘C형간염’…“일단 40세 넘으면 항체검사 해보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7.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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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발전으로 먹는 약만으로 완치 가능한 시대
낮은 인지도에 자각증상·국가검진기회 없어 조기발견 어려워
올해 세계 간염의 날(7월 28일) 주제는 지난해에 이어 ‘Find The Missing Millions(사라진 수백만명을 찾아라)’이다.  전 세계에 숨어있는 바이러스성간염환자가 약 3억명이라는 점에서 착안된 것. 특히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C형간염은 자각증상과 예방백신이 없어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올해 세계 간염의 날(7월 28일) 주제는 지난해에 이어 ‘Find The Missing Millions(사라진 수백만명을 찾아라)’이다. 전 세계에 숨어있는 바이러스성간염환자가 약 3억명이라는 점에서 착안된 것. 특히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C형간염은 자각증상과 예방백신이 없어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올해는 이례적으로 A형간염이 대유행하면서 간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예방접종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된 한편 전문가들은 C형간염의 조기발견과 예방 중요성에 대해서도 여전히 목소리를 높인다.

■완치 가능해져도 치료율은 제자리

특히 C형간염은 간암원인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치명적이다. 감염경로도 다양해 일상에서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간질환보다 인지도가 낮고 감염돼도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 게다가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고 현재 국가검진항목에도 빠져 있다.

유일한 희망은 발전된 치료제다. 2015년 C형간염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경구용약제가 출시되면서 이제 먹는 약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걸려도 어쩔 수 없는 병이었던 C형간염이 ‘조기에 치료하면 얼마든지 완치 가능한 병’이 된 것.

하지만 자각증상은 물론 검진기회조차 없다 보니 정작 완치가 가능해도 C형간염환자들은 간경화, 간암 등으로 악화된 후에야 감염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해 대한간학회가 밝힌 질병관리본부의 국내 C형간염 코호트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환자의 절반에 달하는 46.2%가 C형간염을 방치하고 있었다.

■40세 이후엔 진행속도↑…국가검진 연계해야

전문가들은 C형간염의 인식과 치료율을 높이려면 환자들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치료환경을 마련해줘야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한다. 특히 질병관리본부 통계결과 국내 C형간염환자의 90% 이상이 40대 이상인 점을 고려할 때 국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별도로 3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C형간염 조기발견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40세 이상 연령에서 국가검진과 연계해 C형간염검사를 실시하면 20억~30억원의 예산이 소요돼 훨씬 적은 비용으로 C형간염환자를 조기 발견·치료할 수 있다”며 “최소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만40세·만66세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건강검진)에라도 C형간염검사를 정식 포함시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C형간염에서 ‘40세 이상’은 매우 중요한 나이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C형간염환자의 70%가 만성으로 진행되며 이 중 2.5%는 매년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되는데 특히 40세 이후에는 그 진행속도가 빨라진다.

■해외에선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예방 실시

반면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국가가 C형간염 예방을 위해 먼저 두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일례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베이비부머 세대에 속하는 모든 1945~1965년생을 대상으로 C형간염검사를 장려하고 있다.

또 동아시아에서 유독 C형간염 유병률이 높은 대만은 아예 국가에서 관리하는 ‘National Hepatitis C Progran Office’를 설립하고 2025년까지 자국의 C형간염환자 25만명을 경구용치료제로 완치시키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대만은 2017년 7000만달러, 2018년 1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 경구용 C형간염치료제에 보험급여를 적용하고 C형간염 스크리닝검사를 통해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감시·치료하고 있다.

■감염경로 차단, 40세 이후 항체검사 등 스스로 대비해야

일단 국가검진기회가 없는 현재로서는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는 것이 최선. 40세 이후부터는 누구나 최소 한 번이라도 C형간염 항체검사를 받아야한다. C형간염은 병원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감염여부를 알 수 있다. 약국에서 자가검진키트를 구입해 스스로 확인해보는 방법도 있다.

생활 속에서 감염경로를 철저히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C형간염은 혈액을 매개로 전파될 위험성이 높아 문신, 피어싱 등 무분별한 침시술은 피해야한다. 가족끼리라도 손톱깎이 등 생활도구는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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