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입안이 헐어버리는 증상은 흔하다. 구강궤양은 감염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반영돼 발생하다 보니 대부분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인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입안이 헐고 성기주위의 궤양, 피부병변, 눈염증(포도막염), 상처가 났을 때 잘 아물지 않는 증상이 동반되면 ‘베체트병’을 의심해봐야한다.
베체트병은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혈관염의 일종이다. 따라서 베체트병에 걸렸다면 혈관이 분포된 신체 어디서든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장을 포함한 위장관에 염증과 궤양을 일으켜 설사 및 혈변이 나타날 수 있고 뇌동맥류를 동반하기도 한다. 또 눈에 생긴 염증을 일컫는 포도막염과 관절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베체트병은 국내 2만 명 이하의 유병률을 보이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서양보다 동양에서 많이 발생하며 원인은 확실치 않지만 유전 및 환경적 요인에 의한 면역계이상으로 추정된다.
진단은 다양한 증상과 징후를 바탕으로 내려진다. 1년에 3회 이상 ▲구강궤양 ▲외음부궤양 ▲특징적인 피부병변 ▲포도막염 ▲초과민성 반응여부 등을 종합한다. 또 혈액검사로 염증의 활성정도 및 합병증 여부도 파악한다. 최종적으로 여러 증상을 일으킬 수 없는 감염성 질환이나 다른 특정질환이 없을 때 베체트병을 확진한다.
고대안산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재현 교수는 “베체트병은 증상이 자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해 완치는 어렵지만 조절이 가능하고 치료도 가능하다”며 “단 베체트병이 눈이나 장, 뇌혈관 등에 침범했는데도 방치하면 실명, 장천공, 뇌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하고 과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더욱이 가족력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은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