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어렵지 않아요 2탄, 고양이 물약 먹이기·안약 넣기·소독하기·연고 바르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어렵지 않아요 2탄, 고양이 물약 먹이기·안약 넣기·소독하기·연고 바르기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4.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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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지난 회에서는 고양이와 보호자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약을 먹이는 방법에 관해서 설명했다. 이번 회에서는 고양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다른 처치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처치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팁을 알려드리려 한다.

■고양이에게 물약 먹이기

고양이에게는 물약을 먹이는 것이 알약을 먹이는 것보다 더 어렵다. 되도록 알약이나 캡슐로 처방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불가피하게 물약을 처방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고양이에게 물약을 먹일 때는 한 번에 쉽게 삼킬 수 있는 양을 줘야 한다.

반항이 심한 상황에서는 절대 억지로 먹이면 안 된다. 기도로 들어가게 되면 이물성폐렴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소량씩 주되 맛과 향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면 좋아하는 간식을 소량 타서 맛과 향을 중화시켜도 된다. 하지만 투약해야 하는 물약의 총 양이 함께 늘어남을 인지해야한다. 물약을 담은 주사기나 투약기를 최대한 입 안쪽에 넣어 혀로 맛을 느끼는 부분을 최소화한다.

발버둥이 심한 고양이라면 커다란 목욕수건이나 담요를 이용해 몸통을 감싸 안고 소량의 간식을 먹여 달래 준 후 투약해야한다. 입을 꼭 다물고 안 벌리는 고양이는 송곳니와 어금니 사이의 치아가 없는 부분을 살살 건드려 입을 벌리도록 유도한다. 약을 먹인 후에는 칭찬을 해주고 평소 좋아하는 간식을 줘 보상해준다.

■안약 넣기

고양이만큼 건강상태를 눈으로 표현해주는 동물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몸이 좋지 않으면 고양이는 눈에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고양이가 잘 걸리는 상부호흡기감염증에는 결막염을 동반하는 케이스가 매우 흔하다. 그만큼 보호자는 안약을 넣어줘야 하는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약을 넣을 때는 사람의 손이 갑자기 고양이 눈과 얼굴로 다가가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공격한다고 오해하고 겁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목 뒤쪽으로 접근해서 머리 위 이마 쪽에서 눈을 벌리고 점안액을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이때 점안액 용기의 입구가 고양이의 눈을 접촉해서는 안 된다. 위에서 ‘똑’ 하고 한 방울씩 떨어뜨려야 한다. 양쪽 눈에 점안해야 한다면 덜 아픈 쪽 눈에 먼저 점안을 한 후 더 아픈 쪽에 점안한다.

2개 이상의 안약을 넣어야 한다면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각각의 안약을 5분에서 10분 시간차를 두고 순서대로 사용한다. 점안액은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목 뒤쪽으로 연결된 관으로 흘러내려가 입안에서 쓴맛이 느껴질 수 있다. 점안액을 적용한 후 고양이가 침을 흘리거나 쩝쩝거리며 불편해한다면 맛있는 간식을 소량 급여해주면 도움이 된다.

안약을 넣을 때도 바둥거리면 다칠 수 있어 큰 타월이나 담요로 고양이를 감싸 안아주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보존제가 들어가 있긴 하지만 안약의 특성상 쉽게 변질될 수 있어 개봉 후에 한 달 이상 지났다면 사용하지 않고 폐기한다. 안약이 필요하다면 새 안약을 처방받도록 한다.

담요로 고양이를 안정되게 감싼 후 머리 뒤쪽에서 안약을 넣어준다.
담요로 고양이를 안정되게 감싼 후 머리 뒤쪽에서 안약을 넣어준다.

■소독하기

온몸이 털로 뒤덮인 고양이의 피부병변을 소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분비물과 털이 엉겨 붙어 딱지를 크게 형성하고 있다면 털을 밀어 제거해줘야 제대로 소독을 할 수 있다. 소독할 때는 무리해서 딱지를 뜯어내기보다는 탈지면에 소독약을 듬뿍 적셔 불리듯이 살살 닦아줘야 한다. 고양이는 언제든지 전신을 그루밍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핥았을 때도 안전한 소독약을 사용해야 한다. 상처를 핥으면 소독의 효과도 감소하고 상처가 더 악화할 수 있어 넥칼라나 환묘복 등을 착용시켜 환부를 보호해줘야 한다.

■연고 바르기

필자는 털을 밀고 소독약으로 정리되지 않은 부위라면 연고는 바르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단언할 수 있다. 털 위에 연고를 바르면 털과 엉겨 붙으면서 환부에 공기가 통하지 않게 되고 분비물의 배출을 악화시켜 더 심한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연고를 적용한 부위를 핥아서 연고를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도 있어 그루밍이 가능한 부위에는 되도록 연고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넥칼라나 환묘복을 착용시켜야 한다.

보호자가 고양이에게 어떤 처치를 하던 공통적으로 반드시 기억해 둘 것이 있다. 고양이에게 약을 먹이거나, 약을 넣어주고 바르기 전에는 반드시 모든 준비가 사전에 돼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은 물론이고, 투약기, 티슈, 큰 수건이나 담요, 간식까지 모든 준비가 다 옆에 되어있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고양이를 데려와 우선은 긴장을 풀어주며 편안한 기분이 되게 해주고 약을 먹이고, 발라주고, 끝나면 바로 칭찬을 해주며 간식 보상을 해준다.

고양이는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겠지만, 보호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간식 보상까지 덤으로 받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서 쉽게 벗어나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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