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움직일 때마다 빙그르르…‘이석증’ 의심해보세요
머리 움직일 때마다 빙그르르…‘이석증’ 의심해보세요
  • 장인선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21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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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이 제 위치 탈출해 반고리관으로 쏙
머리 움직임 따라 강한 어지럼 유발
이석정복술 등으로 90% 정도 치료
평소 머리 급격한 움직임 주의해야

한 번쯤 들어본 적은 있는데 막상 왜 생기는지 잘 모르는 질환이 바로 ‘이석증’이다. 어지럼증이 주된 증상이라고는 하는데 일상 속에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인지라 이석증을 의심하기도 쉽지 않다. 이석증은 왜 발생하고 또 어떻게 치료해야할까.

이석증은 가만히 있으면 괜찮다가도 머리를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세상이 도는 듯한 심한 어지럼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 구역, 구토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석증은 왜 발생할까

우리 귓속에는 머리의 움직임과 몸의 위치, 자세를 감지하는 전정기관이 있다. 전정기관은 몸이 균형을 잡고 보고 싶은 물체를 따라 머리가 움직일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이 역할을 하려면 전정기관 내부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정기관은 이석기관과 반고리관으로 이뤄져있으며 이석기관 속에는 두 개의 작은 주머니인 난형낭과 구형낭이 있다. 이 두 개의 주머니가 앞뒤, 좌우로 머리 움직임을 감지하게 해주고 세 개의 고리 모양의 반고리관이 머리의 3차원적인 회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특히 난형낭 속에는 전정기관의 역할 수행에 중요한 이석이 있다. 이석은 일종의 칼슘 부스러기로 난형낭 속에서 머리 운동의 방향과 움직임을 감지한다. 그런데 다양한 이유로 이석이 본래 있던 자리인 난형낭을 탈출해 연결된 반고리관으로 잘못 흘러 들어가면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강한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이것이 바로 ‘이석증’이다.

■머리 움직일 때마다 어지럼 느껴

이석증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잘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나이가 들면 이석이 불완전하게 형성되기 쉽고 이석기관의 퇴행성변화로 왔다갔다 움직이는 유동성 석회화물질이 잘 생기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또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석증은 머리를 특정 방향으로 돌리거나 고개를 젖힐 때 또는 누울 때 등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만 하면 빙빙 도는 심한 어지럼이 10~20초 정도 지속되다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다시 특정 방향으로 머리나 몸을 움직이면 같은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전은주 교수는 “심한 경우 메슥거리는 증세와 함께 구역, 구토, 안구의 비정상적 움직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난청, 이명, 귀의 통증 등 귀와 관련한 다른 증상은 동반하지 않는 것이 이석증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증은 2개 이상 반고리관에 동시에 이석증이 생기거나 3개 반고리관에서 각각 발생하는 등 유형이 다양하다. 따라서 이석증 증상이 있어도 필요한 검사를 통해 이석증의 유형과 병변 위치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종류도 가지각색, 정확한 진단 먼저

이석증은 보통 가만히 놔두면 수주에서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진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훨씬 빨리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단 이석증의 증상이 있는지, 있다면 또 어떤 이석증에 해당하는지 검사를 통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일단 머리를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때 갑자기 어지럽거나 머리 움직임에 따라 어지럼증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면 이석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체위안진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는 머리와 몸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안구도 특정한 방향으로 반복해서 튀는 움직임(안진)이 있는지 판단하는 검사다. 체위안진검사는 머리를 좌우로 45도 회전시킨 상태에서 뒤로 눕히거나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는 방법으로 시행한다.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은 양쪽 귀의 세 개의 반고리관에서 각각 발생할 수 있고 그 유형도 반고리관 내 결석증과 팽대부릉형 결석증 등 두 종류로 더 나뉘는 만큼 총 12가지 아형의 이석증이 가능하다”며 “따라서 이석증의 단순 증상뿐 아니라 안진의 양상을 면밀히 관찰해야 정확하게 병변이 온 곳을 찾아낼 수 있고 그에 따른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정복술 등 물리치료 시행

이석증은 자신의 증상에 따라 여러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데 보통은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이 치료는 반고리관으로 잘못 흘러들어간 이석을 말 그대로 원래 위치인 난형낭 쪽으로 돌려보내는 방법.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며 약 15분 정도 시행한다. 치료 중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대개 두세 번 정도 치료하면 약 90%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된다고 알려졌다.

몇 달 동안 치료했는데도 이석증이 잘 낫지 않는 경우(난치성 이석증)에는 반고리관을 막는 반고리관폐쇄술 등의 수술적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머리 과격한 움직임 피하고 운동 꾸준히

이석증환자는 평소 생활 속에서 갑자기 몸이나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전까지는 되도록 머리를 세운 채로 앉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이석증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그래도 만성 재발성으로 발전하는 건 아니라서 빠른 시일 내 치료하면 재발해도 바로 호전될 수 있다.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 재발을 방지하는 뚜렷한 방법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평소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야외활동을 통해 골대사와 혈액순환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좋다”며 “평소 머리를 거꾸로 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자세를 피하고 머리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하는 등 자세 유지에도 계속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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