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질루, 걱정 말고 적극 치료에 나서야”
“직장질루, 걱정 말고 적극 치료에 나서야”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08.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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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이나 자궁적출술 후 평소와 다른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직장질루(질직장루)를 의심하고 빨리 진단을 받아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출산이나 자궁적출술 후 평소와 다른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직장질루(질직장루)를 의심하고 빨리 산부인과진료를 받아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출산 후 여성은 몸에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생식기 염증이 낫지 않거나 생식기에서 바람새는 소리가 자주 나기 시작한다.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걱정이다. 심지어 질에서 변까지 나오니 누구한테 말하기도 어렵다. 대체 정체가 무엇일까? 이는 ‘직장질루(질직장루)’다. 삶의 질까지 떨어뜨리는 직장질루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직장질루의 정체는?

‘직장질루’는 장과 질 사이의 벽이 얇아지다 누공(瘦孔)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직장질루는 출산과정에서 산도(분만 시 태아 및 그 부속물이 모체 내에서 모체 밖으로 배출될 때 지나는 길)가 직장 쪽으로 찢어지거나 회음부절개 후 부위를 봉합하는 과정에서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또 자궁적출술 후에 염증이 생기거나 방사선치료, 염증성대장질환 때문에도 나타날 수 있다. 

직장질루는 오래 방치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초기에는 염증으로 인해 계속 따가운 정도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가스나 대변이 항문이 아닌 질을 통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이때 대장균이 질과 요도로 들어가면 방광염·요로감염·질염·골반염이 생긴다. 심할 경우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직장질루를 의심할 만한 증상은 없을까. 냄새와 염증이 잘 사라지지 않고 질을 통해 방귀와 대변이 나오거나 바람새는 소리가 난다면 직장질루를 의심해봐야한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는 “만일 출산 또는 자궁적출술 후에 평소 없던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직장질루는 여성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하지만 최근 장루없이 수술이 가능해져 치료 후 빠르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직장질루는 여성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하지만 최근 장루없이 수술이 가능해져 치료 후 빠르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직장질루 어떻게 치료할까?

직장질루는 수술적치료가 기본이다. 기존 수술적치료는 장루(배변주머니)가 필수다. 균이 많은 대변이 상처부위를 지나면 염증이 심해지고 구멍이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수술 전 장루로 대변을 빼내 염증이 가라앉는지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그 후 구멍을 제거해 재건수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3개월~6개월가량 장루를 차야하다 보니 환자들은 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호소한다. 장루관리에 계속 신경 써야하고 남들 앞에 드러내기도 꺼려진다. 이런 이유로 가사, 직장, 부부관계 등에서도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특히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많은 산모가 출산 후 직장질루까지 발생하면 심각한 정신적고통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최근 장루를 만들지 않고도 치료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바로 ‘직장질루 원 스테이지 수술’이다. 국내에서는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가 주도적으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최근 안 교수 수술팀은 출산 직후 약 1~2cm 누공이 생긴 36세 여성이 ‘직장질루 원 스테이지 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회복된 사례를 발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직장질루 원 스테이지 수술은 기존수술과 방법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장루 착용없이 바로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환자는 2주간만 입원하면 되고 수술 후 수일 만에 장루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단 염증이 계속 사라지지 않는다면 재발할 수 있어 이 수술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수술 전 3~7일 내 염증이 사라지는지 반드시 확인해야한다.   

안기훈 교수는 “직장질루 치료에 장루와 배변주머니가 꼭 필요하다고 오인해 수술을 꺼리고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이제 장루 없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치료과정에 대한 걱정보다 증상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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