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신발만 빨리 닳는다? 척추변형질환, 조기발견기회 놓치지 말아야
한쪽 신발만 빨리 닳는다? 척추변형질환, 조기발견기회 놓치지 말아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0.2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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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대들보 척추. 만년 단단할 것 같지만 일상 속 작은 행동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척추변형질환은 조기발견·치료하지 않으면 디스크 등 보다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고 폐, 소화기관 등 다른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척추변형질환을 차례로 살펴봤다.

척추변형질환은 청소년기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어 생활 속에서 늘 경각심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청소년기 ‘척추측만증’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은 척추 뼈가 C자형이나 S자형으로 휘는 질환으로 유독 10대 청소년에게 잘 발생한다. 95%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무엇보다 척추측만증은 사춘기 전후 1~2년 새 급속히 진행돼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아이가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른 경우 ▲한쪽 날개 뼈가 더 튀어나온 경우(보통은 오른쪽) ▲한쪽 가슴이 튀어나와 가슴이 짝짝인 경우(대개 왼쪽가슴) ▲허리를 굽혔을 때 한쪽 등이 튀어나와 있는 경우 ▲한쪽 신발이 특히 빨리 닳는 경우 등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척추측만증은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계속 성장하면서 척추가 더 심하게 변형될 수 있어 반드시 조기에 발견, 적극 치료해야한다.

서울부민병원 척추센터 김용정 진료원장은 “휜 척추를 그대로 두면 나이보다 일찍 척추에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고 폐, 소화기관 등을 압박해 호흡곤란과 소화불량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되면 일단 주기적인 경과관찰을 시작한다. 하지만 척추의 휜 정도가 심한 경우 보조기 치료 등을 고려해야한다. 수술은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거나 측만증이 계속 진행하는 경우 등 꼭 필요할 때만 시행한다.

척추는 평소 자세습관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척추측만증 예방·관리를 위해서는 아이들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부모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또 척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가방의 무게도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한다.

척추는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영향을 받는다. 서 있을 때도 무게중심을 한쪽 다리에 두고 삐딱하게 서 있기보다 양발을 11자로 나란히 해서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성인기 ‘척추전만증’

30~50대는 척추전만증을 조심해야한다. 척추전만증은 허리가 앞쪽으로 과하게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앉아있는 직장인들, 태아가 커지면서 허리가 앞으로 나오는 임신부, 하이힐을 즐겨 신어 늘 앞쪽으로 중심이 쏠리는 자세를 취하는 여성들까지 다양한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다.

척추전만증이 점점 진행되면 뱃살이 없어도 배가 많이 나와 보이고 엉덩이는 뒤로 빠지게 된다. 또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굽으면서 요통도 심해진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결국 퇴행성디스크로 발전해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똑바로 서 있는데 배를 앞으로 내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바닥에 똑바로 누웠을 때 손이 자유롭게 드나들 정도로 허리 부위가 들뜬다면 척추전만증을 의심하고 빨리 진료받아보는 것이 좋다.  

척추전만증은 조기에 진단되면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운동 및 재활치료를 병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정 부분 교정할 수 있다.

척추전만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가만히 서 있을 때는 양발을 11자로 하고 걸을 때는 턱을 당기고 허리를 똑바로 세운다. 허리를 위쪽으로 둥글게 말아올리는 고양이자세 등 허리와 등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도 척추전만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령층은 척추질환을 치료하면서도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함께 점검·관리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년기 ‘척추관협착증’

척추관협착증은 고령층의 단골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환자의 80%가 60세 이상이었다.

일단 이 나이 대가 되면 척추 관절과 주변 인대의 퇴행성변화로 관절과 주변 인대가 비대해진다. 이렇게 되면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다리까지 이어진 신경을 압박, 허리뿐 아니라 다리에까지 찌릿찌릿한 통증을 유발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이렇게 다리통증까지 있어 조금만 걸어도 쉬어야한다. 또 통증을 줄이고자 하는 수없이 구부정한 자세를 자주 취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을 스스로 느끼거나 부모님의 걸음걸이, 자세가 평소와 다르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

이미 척추관협착증이 심하게 진행됐다면 수술을 고려해야하지만 고령층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소를 꼼꼼히 따져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  

김용정 진료원장은 “고령환자는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수술 합병증 등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술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먼저 내과 협진을 통해 기저질환의 상태를 점검하고 수술계획을 세우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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