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아이들에 관심을…“중증 소아환자 가정돌봄 문제 해결해야”
태어난 아이들에 관심을…“중증 소아환자 가정돌봄 문제 해결해야”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11.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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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재택의료사업·단기 돌봄 의료시설 확충 노력
중증 소아청소년환자 가정 내 돌봄 어려움에 대한 조사
주 돌봄제공자인 부모의 간병부담 줄어들 것으로 기대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유현 교수, 김민선 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유현 교수, 김민선 교수

인구절벽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저출산문제는 심각한 사안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지표, 연령별 출산율의 총합)은 0.92명이었고 올 2분기 기준으로는 0.84명까지 떨어졌다.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각종 출산장려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미 태어난 아이가 중증환자가 됐을 때 정부와 사회의 지원은 미비한 실정이다. 

국내 가정에서 인공호흡기를 비롯해 여러 의료기기에 의지하고 있는 중증 소아청소년환자는 10만명 당 4.4명이다. 최근 2년 사이 환자는 3배로 늘었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국가 또는 병원 중심의 돌봄서비스가 지원된다. 반면 국내는 퇴원 후 가정돌봄에 대한 지원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중증 소아청소년을 둔 가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13일 소아청소년과 최유현, 김민선 교수팀이 중증 소아청소년환자 중 가정용 인공호흡기, 기관절개관, 산소치료, 흡인기구, 경장영양관, 정맥영양 등 의료기기를 유지하면서 가정 내 돌봄을 지속하는 74명의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중증 소아환자의 주 돌봄제공자인 부모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5.6시간, 개인생활 사용시간은 2.4시간으로 간병부담이 큰 상황이다.  

연구에 따르면 주 돌봄제공자는 부모가 91.9%로 대부분이었다. 하루 평균 14.4시간 동안 환자를 돌보며 수면시간은 5.6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연속 수면이 어려워 심각한 수면부족을 경험했다. 보호자는 하루 평균 몸에 분비물을 뽑는 ▲흡인치료 17.7회 ▲체위변경 6.8회 ▲음식물 등 영양공급 6.4회 시행했으며 개인생활에 사용하는 시간은 평균 2.4시간에 불과했다.

돌봄제공자인 부모에게 간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2022년 건립을 목표로 단기돌봄의료시설인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를 개설한다.

연구팀은 주 돌봄제공자인 부모에게 간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휴식은 물론 개인·가정의 용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진의 주기적인 가정방문은 간병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서울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단 2개 기관에서만 중증 소아청소년 재택의료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중증 소아환자를 단기간 보호자없이 24시간 간호·간병하는 국내 최초 단기 돌봄의료시설인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를 개설한다. 2022년 건립 예정으로 넥슨과 정부에서 각각 100억 원, 25억 원을 지원했다. 중증 소아환자는 의료진의 사전평가를 거쳐 보호자없이 1회 6박 이하, 연간 최대 14일까지 입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유현 교수는 “중증 소아환자의 가정돌봄은 더 이상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의료계와 국가가 머리를 맞대고 국내 의료현실에 맞는 서비스개발과 적용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바이오메드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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