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새해 금주 결심…‘알코올성 치매’ 막는다
젊은층 새해 금주 결심…‘알코올성 치매’ 막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1.02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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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뇌세포 파괴해 치매 발병위험↑
필름 끊기고 폭력적으로 변하면 강력 의심
알코올에 한 번 손상된 뇌세포 회복 불가능
방치하면 노인성 치매 발병위험도 높아져
젊은층에서 자주 관찰되는 알코올성 치매는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고 노인성 치매로도 발전할 수 있다.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20~30대 젊은층도 경각심을 갖고 음주량을 적절히 조절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금연과 더불어 새해 결심으로 빠지지 않는 금주. 특히 나이가 젊으면 안심하기 쉽지만 젊을 때부터 지속된 음주는 간 건강 악화는 물론, 알코올성 치매마저 앞당길 수 있다.

■10명 중 1명은 젊은 치매환자

알코올성 치매는 65세 미만 젊은층에서 발생하는 치매로 과음으로 인한 기억력 저하를 비롯, 다양한 인지기능장애가 발생하면서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문제를 일으킨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2019 대한민국 치매현황’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는 약 85만명(2018년 기준)인데 이 중 65세 미만 젊은 치매환자가 약 8만명으로 전체의 9.8%를 차지했다. 치매환자 10명 중 1명이 젊은 환자인 셈이다.

■알코올, 가장 먼저 뇌부터 공격

흔히 술을 많이 마시면 간부터 걱정하지만 사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부위는 뇌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 원장은 “알코올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와 신경계에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B1의 흡수를 방해, 뇌를 손상시켜 알코올성 치매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알코올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속 해마세포의 활동을 둔하게 만들고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을 손상시킨다. 따라서 알코올성 치매는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세란병원 신경과 권경현 과장은 “잦은 술자리, 피곤한 상태에서의 음주, 공복 음주 등은 블랙아웃 위험성을 더 높인다”며 “기억을 잘 못 하는 것 말고도 술 마실 때 유독 감정기복이 심해지거나 평소 유순한 사람이 술만 마시면 폭력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한다면 감정 및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알코올은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부위를 가장 먼저 손상시킨다.   

■진행 빨라 단기간 급격히 악화될 수도

알코올에 의해 한 번 손상된 뇌세포는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다. 심지어 진행속도도 빨라 짧은 기간에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다른 형태의 치매로도 발전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국제학술지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알코올 남용에 의한 뇌 손상은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등 모든 형태의 치매위험을 3배 가량 높인다.

따라서 술 마신 날의 기억이 잘 안 나거나 주변 사람과 가족에게 ‘술만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면 단순한 술버릇으로 넘기지 말고 빨리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봐야한다.

■스스로 음주량 조절, 주변인 역할도 중요

우보라 원장은 “이미 손상된 뇌세포를 되살릴 순 없지만 알코올성 치매는 빨리 진단받고 금주하면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냉정하고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본인이 음주가 잦은 편이라면 새해부터라도 경각심을 갖고 금주하는 것이 좋다. 업무 특성상 금주가 어렵다면 반드시 음주량을 조절해야한다.

권경현 과장은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량보다 술 적게 마시기 ▲금연 ▲주 3회 이상 운동 ▲생선 및 채소 골고루 챙겨 먹기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수치 정상범위로 유지하기 등을 실천해야한다”며 “특히 어쩔 수 없이 하루 과음했다면 최소한 3일 이상은 금주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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