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약물치료 없이 탈모 해결? “엔진 없는 자동차로 달리는 꼴”
[특별기고] 약물치료 없이 탈모 해결? “엔진 없는 자동차로 달리는 꼴”
  • 원창식 마곡 맥스모외과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2.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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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창식 마곡 맥스모외과의원 원장
원창식 마곡 맥스모외과의원 원장

최근 몇 년 사이 탈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TV, 유튜브 등 각종 미디어에서는 유명인들이 탈모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각종 음식과 영양제를 소개하고 탈모 샴푸, 헤어토닉 등 상품광고에 열을 올린다. 최근에는 대기업까지 가세해 헬멧형 기기를 출시했는데 200만원 가까이 되는 비싼 가격인데도 관심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홈케어기기들의 문제는 탈모치료의 보조요법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정작 전문가의 정확한 진료 및 치료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 대부분은 탈모 샴푸나 각종 홈케어기기 같은 보조적 요법에 의존하다가 탈모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탈모는 증상과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남성형탈모는 남성호르몬의 변환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즉 검은콩만 많이 먹는다고 탈모를 치료할 수 없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으로는 ‘두타스테리드(아보다트)’와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 성분의 먹는 약이 있다. 두 약물은 모두 남성형탈모의 원인인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해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아 탈모를 치료한다. 피나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 제2형만을 억제하는 반면, 두타스테리드는 제1형과 제2형 모두를 억제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 중 두타스테리드는 다른 성분과 비교해 M자형 탈모와 모발 두께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중에는 성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걱정돼 탈모약 복용을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극히 낮은 확률에 불과하며 복용을 중단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것보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검증된 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미녹시딜 성분의 바르는 약을 병행할 수 있다. 미녹시딜은 혈관을 확장시켜 모발의 성장기간을 연장시키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 또한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보조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약물치료만으로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탈모가 진행된 환자라면 모발이식수술을 고려할 수 있지만 모발이식수술은 근본적인 탈모치료가 아닌 탈모가 진행된 헤어라인 부분의 모양을 교정하는 것이다. 이 경우 수술 후에도 추가적인 탈모 진행을 방지하기 위한 약물치료는 지속해야한다.

남성형탈모 치료의 가장 기본은 ‘약물치료’다. 약물치료가 빠진 상태에서 보조요법들에만 의존하는 것은 엔진 없는 자동차로 레이스를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소중한 머리카락을 한 올이라도 더 지키고 싶다면 탈모샴푸나 홈케어기구를 사용하기 전에 전문의 지도 아래 올바른 약물치료부터 받아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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