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간암…다양해진 치료법으로 희망 찾는다
소리없는 간암…다양해진 치료법으로 희망 찾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2.2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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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가능한 초기 외 진행성간암환자 치료법도 다양해져
면역항암요법, 표적항암제 단독 치료보다 생존율 개선 입증
연장된 생존기간 속 건보적용 등 치료환경 개선도 뒤따라야
간암은 여러 선행질환에 의해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B형·C형간염은 대표적인 간암 선행질환으로 간암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치료 관리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간암은 소리 없이 무서운 암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전체 암 중 발병률 6위를 기록했지만 사망률은 2위로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다.

간암 사망률이 유독 높은 이유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 특히 간암은 선행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이 선행질환마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고 알려졌다.   

특히 B형·C형간염이 만성화돼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면 간암 발병확률이 쑥 올라간다. 실제로 간암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고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암 발생률은 약 1000배 이상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간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B형·C형간염을 조기에 발견해 만성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B형· C형간염의 증상은 피로감, 식욕 및 체중감소 등으로 일상적인 증상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정기검진의 노력도 필요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과음하는 경우 ▲B형·C형간염 위험이 높은 40세 이상에서는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간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환자 병기 따라 다양한 치료 시도

이미 간암이 진행됐더라도 절망은 이르다. 최대한 빨리 간암을 발견하면 얼마든지 치료 가능하고 또 완치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전된 간암 치료법도 희망을 불어넣는다. 과거보다 치료방법이 다양해져 현재는 환자의 병기에 따라 여러 치료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매우 초기에는 절제수술, 고주파치료, 간이식 같은 수술적 치료가 주를 이루며 중기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이 치료에 큰 역할을 한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간동맥으로 도관을 집어넣어 암 근처까지 접근한 다음 항암제를 쏴 혈관을 막음으로써 암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항암제치료는 진행성간암과 중기라 하더라도 더 이상 경동맥화학색전술 같은 국소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지 않는 시점에서 시행한다. 특히 간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항암제가 잘 듣지 않아서 전통적인 세포독성항암제보다 여기서 좀 더 발전된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가 치료성적 향상을 이끌고 있다.

표적항암제암의 성장과 관련한 신호체계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항암제다. 손과 발에 각질이 일어나거나 가려움증, 발진 등 수족 피부반응이 부작용(수족증후군)으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면역항암제는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항암제와 달리 암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활성화되지 않은 면역 T세포를 활성화시켜 스스로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항암제다.

간암은 치료방법이 다양한 만큼 환자의 병기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쓰는 면역항암요법이 치료반응 및 생존율 면에서 좋은 효과를 보여 희망적인 치료법으로 떠올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면역항암요법, 희망적인 치료법으로 떠올라

간암 역시 활발한 연구 개발로 몇 년 사이 치료옵션이 매우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적절히 조합하는 면역항암요법이 좋은 치료성과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2019년 유럽종양학회 아시아회의에서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과 1차 표준치료제인 넥사바와의 비교 임상 3상 시험결과가 보고됐다.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간세포암환자 501명을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군(336명)과 넥사바군(165명)으로 나눠 평균 8.6개월 추적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병용군이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이 42%, 질병진행위험이 41% 감소했다.

전체 치료반응률 역시 RECIST 1.1 기준으로 병용군이 27%, 대조군이 12%로 나타났으며 HCC mRECIST 기준에서도 33%, 13%로 병용군이 대조군 대비 3배 가까이 높은 치료반응률을 보였다(RECIST는 종양 치료 후 크기 변화를 기준으로 하는 고형암의 치료효과 판정기준, HCC mRECIST는 CT나 MRI검사를 통해 보이는 간암을 기준으로 하는 종양 반응 평가 기준).

실질적인 효과 누리려면 건보적용 등 절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8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전신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절제불가능한 간세포암의 1차 면역항암치료법으로 허가받아 국내에 도입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면역항암요법이 적절한 치료방법 없이 낮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는 전이성간암환자의 생존율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양해진 치료방법에 힘입어 간암의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전이성간암의 경우 여전히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특히 2018 암등록통계결과에 따르면 암세포가 간을 벗어나 멀리 떨어진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된 경우 생존율은 2.8%에 불과했다. 이는 약 10년 전인 2007~2011년 진단받은 원격 전이 간암환자의 생존율인 3.0%보다도 하락한 수치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진원 교수는 “최근 간암에서도 면역항암제를 비롯한 다양한 치료제들이 도입되고 생존율이 점점 길어진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다만 항암제는 고가의 비용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면 효과가 있어도 환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면역항암요법은 표적항암제를 단독으로 썼을 때보다 확실한 생존기간 연장의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간암환자들이 특히 힘들어했던 수족증후군 부작용 문제도 해결, 환자 삶의 질 유지와 항암치료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하루빨리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간암환자들이 누구나 면역항암요법 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TIP. 간암 예방법

1. B형·C형간염, 지방간, 과음, 흡연 등 간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면 적극 치료·관리하기

2. 증상 없어도 40세 넘으면 정기적으로 간 검사받기(1년에 두 번 간초음파와 혈액검사)

3. 무기력함, 피로감, 식욕부진, 오른쪽 윗배 불쾌감, 체중감소 등의 증상 있다면 빨리 소화기내과 진료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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