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매독, 국가차원 치료지침 수립해야“
“선천성매독, 국가차원 치료지침 수립해야“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4.14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임주희 교수팀, 선천성매독 진행상황 분석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임주희 교수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임주희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4일 소아청소년과 이순민·임주희 교수팀이 임신한 산모의 매독균이 직접 태아에게 옮은 ‘선천성매독’의 진행상황을 분석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매독은 세균의 한 종류인 ‘트레포네마팔리덤’에 감염돼 일어나는 성병이다. 대부분 성관계로 전파되지만 임신한 산모가 매독균을 보유하고 있으면 자궁 내에서 태아로 직접 전파돼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임주희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등재된 총 548명의 선천성매독 가능성 신생아들의 임상 양상과 치료 및 합병증 증세에 대해 살폈다.

548명의 전체 신생아는 산모가 임신 중 매독 관련 진료를 받았고 출생 후 선천성매독 감염 선별검사인 ‘비트레포네마 검사’를 받았다.

매독은 예방 가능한 질병임에도 감염된 산모가 영유아를 출산한 확률은 5년 동안 평균 1만명당 2.8명을 기록했으며 감소 추세 없이 꾸준하게 이어졌다. 조산할 확률은 1만명당 0.5명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548명의 선천성매독 가능 대상자의 정밀검사(트레포네마 검사) 결과를 통한 선천성매독 가능성과 임상양상, 신경계매독 가능성, 산모 치료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총 250명에 대한 치료를 시행했다.

148명은 10일이 넘는 치료를, 66명은 하루 동안만 치료를 받았다. 26명은 2~9일 동안 치료를 각각 받았다. 치료약으로는 벤자민 페니실린이 73%에서 사용됐다.

선천성매독으로 치료를 받은 250명에게 가장 흔히 나타난 임상 양상은 황달(140명, 전체 56%)이었다. 뒤를 이어 청각장애(34명, 전체 14%), 신장질환(21명, 8%), 정신지체(19명, 8%) 순서를 보였다. 또 태내 성장지연과 미숙아도 15명이 관찰돼 전체 6%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인 5년 동안 총 14건의 신경매독 신생아가 발생한 점에도 주목했다. 신경매독은 매독균이 뇌, 수막,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에 침투한 것으로 심각한 질환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이번 연구에서도 신경성매독 환자 중 정신지체 1명, 6명은 청각장애 증세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신경성매독을 보이는 경우 정신지체, 눈의 침범, 청각장애,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위험도 8.49, P <0.0001)

연구를 주도한 이순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신생아들의 선천성매독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국가 차원에서 선천성매독을 줄이기 위한 표준화된 지침이 수립되고 질병 치료제의 향후 관리방안도 마련돼 저출산시대 산모와 신생아의 소중한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명공학 및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메드 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IF : 2.849))’ 최신호에 「Outcomes of infants born to pregnant women with syphilis: a nationwide study in Korea : 매독 증상을 지닌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대한민국 전체 유아 연구 결과」 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