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집 강아지가 거위 울음소리 같은 기침을 하면서 혀가 파래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집 강아지가 거위 울음소리 같은 기침을 하면서 혀가 파래져요
  • 김태영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내과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5.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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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내과원장
김태영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내과원장

반려견이 조금만 흥분하거나 운동을 해도 숨쉬기 힘들어하면서 마치 거위 울음소리와 같은 꺽꺽거림과 컹컹거리는 기침을 한다면 단순 기관지염이나 감기 증상이 아니라 기관협착증이라는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숨을 쉴 때 외부의 공기가 폐로 전달되는 길이 필요한데 호스같이 생긴 기관이 그 역할을 한다. 기관협착증은 기관을 이루고 있는 둥근 연골이 약해져서 납작하고 기관내강이 좁아지면서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주로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포메라니안, 시추 등 국내에서도 반려견으로 많이 기르는 품종에서 발병률이 특히 높다. 따라서 해당 품종의 반려견이 기침을 한다면 기관협착증이 아닌지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발병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관을 이루는 연골세포가 약해지는 유전적요인과 비만, 노화 등의 후천적인 요인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관협착증이 발생한 반려견들은 컹컹거리는 기침, 조금만 흥분하거나 운동을 하면 심하게 헉헉거리면서 호흡이 빨라지고 쉽게 지치는 증세를 보인다. 또 활동 후, 흥분상태, 물을 먹은 후 심한 기침을 하거나, 호흡곤란에 의해 점막 색깔이 파랗게 되는 청색증을 나타내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검사를 통한 증상 확인, 흡기/호기에 따른 방사선촬영, 엑스레이 투시검사나 기관내시경검사를 해야 한다. 또 혈액검사나 복부초음파검사 등 일반검사를 통해 기관협착증을 심화시키거나 증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 혹은 기관협착증으로 인한 합병증 유무에 관해서 확인하게 된다. 기관협착증은 기관이 좁아진 상태에 따라 4기로 구분되는데 정상 기관의 직경 대비해서 1기는 25%, 2기는 50%, 3기는 75%, 4기는 90% 이상 좁아진 상태다.

기관협착은 완치가 힘들며 증상을 완화해 환자와 보호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치료를 주로 하게 된다. 보통 심하지 않은 증상의 환자라면 과한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한 진정제, 기관지 확장제, 항염증제, 항생제 등을 사용한 약물치료를 통해 기관협착증을 관리한다. 급성 호흡 곤란이나 증상이 심각하거나 혹는 약물치료·관리에 반응이 없다면 좁아진 기관을 인위적으로 넓히기 위해 기관지스텐트를 좁아진 기관내강에 장착하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기관협착증의 증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에는 반복적인 기관지염 인후두 부위의 염증, 치아질환, 심장질환과 같은 병적 요인들이 있으며 비만이나 심한 흥분, 경부 기관부의 자극, 건조하거나 미세먼지나 연기와 같은 나쁜 대기질도 해당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기관협착증에 대한 예방으로는 비만이 되지 않게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목줄보다는 가슴줄을 이용하고 과한 운동이나 흥분은 기관을 자극할 수 있어 걷기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정용 네뷸라이저 장치를 통해 관리를 해주거나 실내 공기의 질 개선으로 자극 요인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기관협착증은 숨쉬기와 관련있는 만큼 심각한 증세를 보일 경우 반려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또 적절하게 관리가 되지 않으면 치료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반려견에게 기관 협착증이 의심되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동물병원에서 진료 후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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