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스테로이드는 피하고픈 약? 제대로 쓰면 명약!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스테로이드는 피하고픈 약? 제대로 쓰면 명약!
  • 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7.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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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필자가 최근 반려동물 보호자의 수의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가장 실감하는 대목은 ‘스테로이드에 대한 거부감’이다. 약물을 처방하면 이 약에 스테로이드가 포함됐는지 확인하는 보호자도 있고 문진할 때부터 스테로이드는 먹이지 않겠다고 선포(?)하는 보호자도 있다.

이는 단순한 오해는 아니다. 실제로 스테로이드는 간손상, 위장염(특히 출혈을 동반한), 면역억제, 헐떡거림, 다음‧다뇨, 식욕과다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내과수의사들은 스테로이드는 단순히 부작용이 많은 약이 아니라 많은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해줄 수 있는 ‘명약’이라고 말한다.

스테로이드란 스테레오 핵을 가진 유기화합물의 총칭이다. 체내에서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당질 코르티코이드,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성호르몬(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등)이 있다. 질병의 치료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는 주로 ‘당질 코르티코이드’이다. 당을 생성하거나 혈당을 높이는 작용 외에도 항염증 기능이 있는데 그 효능이 매우 빠르고 뛰어나다.

환자가 감염성질환을 앓을 땐 염증반응이 감염을 치료하기 위한 몸의 정상적인 방어체계이므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이상으로 인한 알레르기질환(아토피, 천식, 식이불내성 등)이나 자가면역질환(IMHA, IMT, 루푸스 등), 비감염성 염증엔 이보다 유용한 약이 없을 정도다.

스테로이드의 효능 중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항암작용’이다. 특히 림포마, 백혈병, 비만세포종 등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때 환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게 된다.

이처럼 스테로이드는 다른 약으로 대체할 수 없는 효과와 신속성이 있다. 적어도 환자가 면역질환, 종양과 같은 스테로이드 처방이 꼭 필요한 질환을 앓고 있는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의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스테로이드는 복용 전 호르몬검사, 치료범위 내 최소기간 복용, 철저한 모니터링, 안전한 단약과정으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수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적절한 상황에서 스테로이드를 처방받는다면 스테로이드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명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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