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장암, 내시경절제술 후 수술해도 안전
조기 대장암, 내시경절제술 후 수술해도 안전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8.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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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변정식‧양동훈 교수팀 연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 교수가 조기 대장암 환자에게 내시경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 교수가 조기 대장암 환자에게 내시경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림프절 전이 여부가 모호한 조기 대장암도 내시경절제술을 먼저 시행한 후 수술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변정식‧양동훈 교수팀(소화기내과)은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조기 대장암 환자를 수술 전 내시경절제술을 받은 집단과 바로 수술을 받은 집단으로 나눠 5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최근 밝혔다.

조기 대장암 내시경절제술은 항문에 내시경을 넣어 암을 절제한다. 절개할 필요가 없어 통증과 합병증 우려가 적다. 단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에 시행할 수 있으며 전이가 있으면 대장 절제수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조기 대장암은 림프절 전이 여부를 진단하기 어려워 먼저 내시경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내시경절제술을 먼저 하면 대장암 치료 시기가 늦어지고 시술 중 암조직을 건드려 오히려 암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연구팀은 2011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림프절 전이 여부가 모호한 조기 대장암 환자 총 852명 중 내시경절제술을 먼저 받은 464명과 바로 수술을 받은 환자 388명의 암 무재발 생존율, 암 사망률 등을 분석했다. 암 무재발 생존율은 암환자가 얼마나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그 결과 3년 암 무재발 생존율은 내시경절제술을 먼저 받은 환자들과 바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서 각각 98.9%와 97.6%, 5년 암 무재발 생존율은 98.5%와 97%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 암 재발 사망률은 내시경절제술 환자들에서 약 1%(464명 중 4명), 수술 환자들에서 약 0.6%(388명 중 3명)인 것으로 나타나 역시 차이가 거의 없었다.

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5년 암 무재발 생존율은 내시경절제술을 먼저 한 집단에서 98.5%, 바로 수술을 시행한 집단에서 97%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가 림프절 전이가 모호한 조기 대장암도 내시경절제술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변정식 교수(소화기내과)는 “이번 연구는 조기 대장암 환자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서울아산병원 내‧외과 의료진이 긴밀하게 협력해 치료 방향을 결정했던 성과”라며 “내시경절제술 후 수술한 경우에도 처음부터 수술했을 때와 비교해 비슷한 치료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대장항문외과 의료진과의 긴밀한 협력 시스템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암병원 대장암센터 유창식 교수(대장항문외과)는 “조기 대장암 치료를 위해선 소화기내과와 대장항문외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나아가 진행된 대장암의 경우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분야 의료진과의 협력이 필수”라며 “소화기내과-대장항문외과 당일 진료의뢰 및 다학제 통합 진료 시스템 등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대장암 환자들을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최고 국제학술지인 ‘위장관내시경(Gastrointestinal Endoscopy, IF=9.427)’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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