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주민·의료진 합심이 관건”
“코로나19 극복, 주민·의료진 합심이 관건”
  • 양정원 기자 (7toy@k-health.com)
  • 승인 2021.08.1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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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준 거창적십자병원장

· 의료진 구슬땀 흘리며 지역방역에 만전
· 코로나 블루, 젊은층에 더 큰 충격 가해
· 의료사각지대 해소가 병원경영 최대목표

최준 병원장은 “앞으로도 우리 거창병원이 지역 대표 공공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거창적십자병원은 1960년 5월 벽지민의 보건향상, 적십자의 인도주의 구현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병원이다. 반세기가 훌쩍 넘도록 거창, 산청, 함양지역민의 건강을 최우선가치로 삼고 지역대표병원으로서 사명을 다하고 있다. 

최준 거창적십자병원장은 농촌에 위치한 병원인 만큼 의료취약계층,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등에 대한 의료사각지대 해소에 병원경영의 방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창적십자병원은 24시간 야간진료, 분만산부인과 운영 등 운영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의료 필수안전망기능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최준 병원장은 “계속되는 경상비 부담으로 인해 적자가 이어지고 산간지역 소재 특성상 의료진 수급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며 아쉬움을 호소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주민들에게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병원장으로서 매우 안타깝다고. 

지자체·주민·의료진 합심해야 코로나19 극복 가능

최준 병원장은 현재 전국적인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는 코로나19가 거창지역에도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점점 강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자체가 이제 주민들에게 생활화됐고 일상패턴도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면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거창적십자병원도 ▲환자 외 출입제한 ▲출입자 전원 손소독 강화 ▲불필요한 병문안 근절이라는 3대 원칙을 수립했다. 단 코로나19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적잖은 주민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외래환자가 급감하고 있어 다소 우려스럽다고. 

최준 병원장은 “현재 거창은 인근 함양, 합천, 산청 등에 비해 확진자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군 차원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역조치를 취하면서 주민들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이뤄낸 의미 있는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거창에는 방역조치 강화이슈가 발생하거나 주변에서 의심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선별진료소를 찾을 것을 권유하는 문화가 생겼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심지어 외지에 거주하는 자녀, 친지의 방문조차 두 팔 걷고 말리는 분위기다. 

거창적십자병원은 3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시작으로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백신접종을 꾸준하게 시행하고 있다. 기자가 병원을 방문한 날에도 병원 내 주사실에 전담의사, 간호사 등 백신접종의료진이 구슬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준 병원장은 “지역의 책임의료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주민도 지치고 의료진도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이지만 모두가 합심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우울감, 상실감 등을 겪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실제로 거창군에 등록된 자영업장만 6000여 곳이 넘을 정도로 자영업비율이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큰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선 제약이 개인의 일상을 바꾸는 동시에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면서 발생하는 정신적 장애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게 최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때일수록 사회구성원 간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서적 활동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최준 원장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참에 외부활동보다는 가족들과 집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좋은 팁”이라며 “코로나19와 무더위가 겹치면서 폭증하는 환자들을 맞는 의료진들도 내면의 스트레스를 감추지 말고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상의 의료서비스 제공은 마땅한 책무 

대구 출생으로 경북대의대를 졸업하고 2013년 4월 내과 과장으로 부임하면서 거창적십자병원과 첫 인연을 맺었다는 최준 병원장. 이후 2016년부터 의료부장을 맡아 병원을 이끌어오다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이·취임식도 열지 못한 채 임기를 시작했다. 

한때 전국 20여 개에 이르던 적십자병원은 적자에 허덕이다가 대부분 폐업하고 현재 거창적십자병원을 포함해 총 6곳만 남아 운영되고 있다. 최준 병원장에 따르면 거창적십자병원도 1960년 5월 개원 당시부터 산간오지라는 지역 특성상 의료진 채용부터 환자 유치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쉬웠던 것이 없었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초대 오신환 병원장을 시작으로 1975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7년간 봉직한 4대 허진철 병원장 등 많은 선배, 동료의료진이 힘을 모았기에 지금까지 병원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적십자병원을 제외한 전국 적십자병원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달성한 곳이 바로 거창적십자병원이었다.   

최준 병원장은 거창적십자병원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관내 주민 모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때까지 불철주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병원으로서 지역의료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의사로서 최고의 보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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