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속 숨겨진 피부질환 ‘백반증’ 주의하세요
마스크 속 숨겨진 피부질환 ‘백반증’ 주의하세요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8.18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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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증은 ‘불치병’ 아냐...조기치료 시 효과↑
대표적 자가면역질환...레이저·약물치료 우선
개인별 위험요인 파악해 피하는 노력 필요해

# 안산에 사는 이모 씨(51세)는 거울을 보고 깜짝 놀라 인근 피부과전문의를 찾았다. 그동안 마스크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았던 하얀 반점이 입 주위는 물론 볼, 귀까지 번져 있었던 것. 입 주위만 유달리 하얘져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여름철 햇빛에 덜 그을린 정도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후 하얀 반점은 더욱 넓어지고 온몸 구석구석까지 퍼졌다. 결국 백반증으로 진단받았다.

배정민 대한백반증색소학회 기획정책이사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요즘 마스크로 인해 숨겨진 색소질환 진단이 늦어져 피부질환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대표적인 색소피부질환 중 하나인 백반증은 여름철 마스크 착용으로 간과하고 넘기기 쉽지만 조기진단을 통해 빠른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대한백반증색소학회 배정민 기획정책이사를 만나 백반증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봤다.

- 백반증의 증상과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백반증의 주된 증상은 피부색의 부분 소실이다. 특히 백반증은 얼굴이나 손 같은 노출부위에 흔히 발생해 대인관계를 해야 하는 환자의 심리적 고통은 결코 가볍지 않다. 백반증 진단은 대개 임상적으로 내리는데 ‘우드등(다양한 피부질환을 감별하는데 쓰는 기구) 검사’로 병변을 보다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다. 경험 많은 피부과 전문의는 추가검사 없이 백반증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 백반증은 불치병인가.

백반증은 대체로 수개월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고 실제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많지만 치료가 불가능한 불치병은 아니다. 최근 백반증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치료 가능한 경우가 크게 높아졌다. 특히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백반증은 불치병’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몸에 흰 반점이 발생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입 주변에 발생한 백반증(위)과 이를 우드등으로 관찰했을 때의 모습(아래). (사진=힐하우스피부과)

- 백반증치료법은 어떤 것이 있나.

백반증치료는 크게 광선치료와 약물치료, 수술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전신 자외선치료는 311nm파장대의 자외선B를 이용해 멜라닌세포 이주와 증식을 자극한다. 특히 엑시머레이저와 팔라스레이저는 백반증 부위만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면역조절연고를 함께 도포하면 치료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 백반증치료법 중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오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백반증이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백반증의 다양한 수술법 중 ‘미세펀치이식술’이 널리 쓰인다. 이는 직경 0.5~0.8mm 정도의 펀치기구를 이용해 정상피부를 백반증병변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전용 전동펀치기를 이용한 수술은 수술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어린이까지도 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식 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1년 이상 진행이 멈춰 안정화된 백반증에만 적용해야 한다.

백반증은 피부색이 부분적으로 소실돼 하얗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몸에 흰 반점이 부분적으로 생겼다면 빨리 피부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백반증환자가 얼굴에 다른 레이저치료를 받아도 안전한가.

백반증환자의 경우 상처가 생기면 그 자리에 백반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레이저치료는 피부에 열을 발생시켜 피부를 태우는 등 자극을 줄 수 있어 백반증위험을 염두에 두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이 현상이 누구에게나 항상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백반증의 형태와 현재상태에 따라 비교적 안전한 경우도 있으며 시술종류에 따라서도 다르다. 따라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주치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레이저시술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 백반증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백반증 발생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개인별로 위험요인을 파악해 이를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백반증이 얼굴 전체에 발생한 경우 강한 자외선을 위험요인으로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자외선차단제를 잘 도포하는 등 햇볕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목걸이나 벨트착용부위에 주로 생겼다면 목걸이를 하지 않거나 벨트를 느슨하게 해 물리적 자극을 줄여야 한다. 젊은 여성이 눈꺼풀 주위에 백반증이 퍼졌다면 평소 화장품을 지우느라 눈 주변을 지나치게 자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흡연은 백반증악화요인이기 때문에 금연하는 것이 좋다.

- 백반증치료 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백반증은 대표적인 자가면역피부질환이다. 백반증환자가 면역력 증진을 위해 인삼이나 홍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몸은 건강해질 수 있지만 멜라닌세포에 대한 자가면역도 증가해 백반증 경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면역력 증강을 위한 약재복용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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