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치매 ‘인지장애증후군’, 이렇게 대처하세요
반려견 치매 ‘인지장애증후군’, 이렇게 대처하세요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8.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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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6개 유형 구분한 ‘DISHAA’ 참고
단순 노화와 구별하고 조기 진단해야
규칙적인 운동·영양관리로 진행 늦춰
인지장애증후군은 반려견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이다. 사람의 치매와 증상이 비슷하며 보호자는 반려견의 증상을 주의깊게 관찰해 조기에 인지장애증후군을 발견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도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질환에 걸린다. 대표적인 것이 ‘인지장애증후군’으로 사람에게는 치매에 해당한다. 인지장애증후군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따라서 고령의 반려견을 키운다면 보호자는 반려견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반려견 행동 ‘DISHAA’ 해당하는지 확인

인지장애증후군은 알츠하이머치매와 발생기전이 비슷하다.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쌓여 뇌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것. 이에 인지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증상도 알츠하이머치매와 유사하게 기억력 저하, 성격변화, 신체감각 저하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보호자가 인지장애증후군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오해해 조기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 수의사이자 행동학 전문의 게리 랜드버그는 “8세 이상 반려견의 14%가 인지장애증후군을 갖고 있다고 추정되지만 이 중 1.9%만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며 “보호자들은 인지장애증후군의 증상을 알아두고 반려견의 행동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려견의 인지장애증후군이 의심된다면 DISHAA설문지를 활용해 증상을 확인하고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출처=네슬레 퓨리나).

인지장애증후군의 증상은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유형별로 알파벳 첫 글자를 따 ‘DISHAA’로 정의한다. ▲Disorientation(방향감각상실) ▲Interaction(상호작용) ▲Sleep-wake cycles(수면주기) ▲House-soiling, Learning and memory(배변실수와 학습, 기억력) ▲Anxiety(불안)·Activity(활동성) 이다. 

반려견이 방향감각을 상실하면 익숙한 산책길을 잘 찾아가지 못한다. 아는 길을 걷다가도 갑자기 멈추고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을 보인다. 집에서도 벽이나 허공을 계속 바라보거나 심한 경우 한쪽으로 빙빙 돌기도 한다. 

뇌기능이 퇴화해 기억력이 떨어지는 만큼 상호작용에도 문제가 생긴다. 집에서 함께 지내는 다른 동물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적대감과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다. 보호자를 반기고 애정을 표현하는 행동도 줄어든다. 

또 잠이 많아지고 수면 주기가 변한다. 배변패드가 아닌 실내 여기저기에 배변을 하며 기억력, 집중력도 떨어진다. 불안감도 증가한다. 시각‧청각적 자극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밤에 짖는 일도 잦아진다. 활동력도 줄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식이관리·운동·약물치료로 진행 늦춰 

인지장애증후군은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식이관리와 운동, 약물치료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먼저 규칙적인 운동과 산책은 필수다. 반려견에게 외부 자극을 느끼게 해주고 보호자와의 유대감을 강화시킨다. 만일 반려견의 신체능력이 많이 떨어져 산책이 힘들면 유모차를 이용해 정신을 자극해주는 것도 좋다. 실내에서는 퍼즐, 숨바꼭질 놀이 등으로 두뇌활동을 촉진한다. 

특히 항산화제는 뇌에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고 뇌세포 사멸을 억제해 인지기능장애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다. 셀레늄,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 등이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이다. 비타민B, EPA+DHA, 아르기닌 등도 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다. 

대구 죽전동물병원 김태영 내과원장은 “오메가3, 카르티닌과 같은 영양물질도 뇌기능을 향상시킨다”며 “항산화성분이 잘 배합된 영양보조제, 중쇄지방산 기능을 극대화한 뇌신경케어사료들은 인지장애증후군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기적인 산책과 두뇌 활동에 좋은 놀이, 항산화성분과 MCT오일 등이 잘 배합된 식단은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 증상을 개선하고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실제로 최근 네슬레 퓨리나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90일간 인지장애증후군이 있는 반려견에게 중쇄지방산이 풍부한 MCT오일이 함유된 처방식을 급여한 결과 DISHAA 6개 영역의 증상이 현저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MCT오일이 케톤으로 빠르게 전환되기 때문. 케톤은 뇌에 포도당의 7배 이상의 에너지를 공급해 뇌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막아준다. 

김태영 내과원장은 “증상이 가볍다고 방치하면 점점 악화돼 반려동물은 물론 보호자 삶의 질도 현저히 떨어진다”며 “조기에 증상을 알아차리고 적절한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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