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후 붓고 아픈 팔다리…혹시 ‘림프부종’ 아닐까
암 치료 후 붓고 아픈 팔다리…혹시 ‘림프부종’ 아닐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9.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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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눌러도 안 들어가고 단단…찌릿찌릿 저림 증상도
계속 진행되는 병…적절한 치료방법 찾아 꾸준히 관리해야
림프부종은 점점 진행되는 병으로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유방암환자들은 유방절제술 후 림프부종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수술한 쪽 팔이 전체적으로 붓거나 저린 느낌이 있다면 담당의료진과 일찍 상담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검진에 의한 암 조기발견과 치료기술 발전에 힘입어 암환자의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에 생존 이후 삶의 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암환자들은 치료 이후에도 합병증과 재발 등에 대비해 각별히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데 이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림프부종이다.

■유방암수술, 방사선치료 이후 발생위험↑

우리 몸에는 심장이 뿜어내는 혈액뿐 아니라 림프액이 순환하는 혈관시스템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림프액과 림프관, 림프절이 모여 있는 림프계이다. 우리 몸에는 림프관을 따라 많은 림프절이 분포돼 있는데 주로 겨드랑이, 사타구니, 목, 가슴, 배에 모여 있다. 림프절은 조직에서 불필요한 성분을 흡수해 신체균형을 유지하고 면역작용에 관여한다.

하지만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림프관 내 림프액이 제대로 순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림프액이 흐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고이면서 해당 부위를 붓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림프부종이다.

림프부종은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악성종양의 절제수술 후 또는 방사선치료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방절제술 및 림프절절제술 또는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에서 발생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팔다리의 림프액은 겨드랑이 또는 사타구니를 통해 빠져나간다. 그런데 암의 전이여부를 확인하려면 겨드랑이 또는 사타구니의 림프절 조직검사를 하게 되고 전이가 확인되면 이곳의 림프절을 절제해야 한다. 즉 림프액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암수술 후 방사선치료 역시 림프절과 림프관을 파괴시킬 수 있어 팔 또는 다리의 림프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림프부종이 발생한다.

■꾹 눌러도 안 들어가고 단단하면 의심

무엇보다 유방암환자들은 수술 후 림프부종을 흔히 겪는다.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팔 전체가 붓고 저리는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그리 심하지 않아 가볍게 넘기기 쉽다. 초기에는 림프관이 유연하게 확장되면서 어느 정도 적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림프부종이 만성화되면 림프관이 점차 동맥경화가 발생한 혈관처럼 딱딱해지고 가늘어지면서 림프관 자체 기능이 소실된다.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문경철 교수는 “림프부종이 점점 악화되면 열감과 사소한 상처에도 감염이 발생하게 되고 이후 열이 나면서 패혈증으로 발전해 입원치료까지 하게 될 수 있다”며 “특히 유방암수술 후 림프부종을 겪는 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해 감염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항생제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림프부종은 의심되는 즉시 담당의료진에게 진료받아야 한다. 수술한 쪽 팔이 무겁거나 부어 움직이기 힘들다면 림프부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림프부종은 신장이나 심장 문제 등에 의해 발생하는 다른 부종과 달리 해당 부위를 눌렀을 때 쑥 들어가지 않고 단단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방치하면 계속 진행…압박치료, 수술 등 고려

림프부종은 점점 진행되는 병으로 조기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초기에는 압박붕대나 스타킹 등을 이용한 압박치료, 마사지요법 등을 통해 팔에 정체된 림프액을 짜낸다. 하지만 림프부종이 악화돼 림프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는 상태거나 팔의 이상증상 및 잦은 염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운 환자들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림프부종 수술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팔에 3~4군데를 절개해 기능이 남아있는 림프관을 찾아 림프액이 정맥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우회시키는 방법(림프-정맥 우회술)과 다른 부위의 림프절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림프-정맥우회술은 림프관의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돼야 가능해서 초기 환자들에게 적합하며 혈관 이식술은 림프부종이 심한 환자들에게 더 권장되는 수술방법다.

문경철 교수는 “림프부종은 점점 진행되는 병이기 때문에 수술은 증상 완화뿐 아니라 병이 더 진행되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수술 후 삶의 질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수술효과를 유지하려면 생활 속에서 꾸준한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김준규 교수는 “특히 근육을 적당히 사용하는 운동이 좋은데 수영은 수압이 일종의 마사지역할을 해서 림프액의 순환을 돕는다”며 “피부에 상처나 염증이 없다면 수영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되레 림프부종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종류와 강도를 찾은 후 시행해야 하며 혼자서 관리하기 어렵다면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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