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진료·병원경영은 한몸...환자에 최선 다할 것”
“환자진료·병원경영은 한몸...환자에 최선 다할 것”
  • 양정원 기자 (7toy@k-health.com)
  • 승인 2021.09.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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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부이사장

· 와튼스쿨 MBA, 맥킨지 컨설턴트 등 이색이력 보유해
· 산부인과 미래는 ‘난임치료’…난임센터 지속적 확장 예정
· 1·2차병원 살아남으려면 진료영역 확대 등 역량 강화해야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부이사장은 "병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와 사회공헌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부이사장은 “병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사회공헌활동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8년 부산 동구에서 개원한 구정회정형외과, 문화숙산부인과의원을 모태로 지역대표의료기관으로 성장한 은성의료재단. 올 6월 기준 부산·울산·포항에 5개 급성기종합병원, 6개 재활·요양병원 등 총 11개의 ‘좋은병원’ 네트워크를 구축, 3020병상을 가동 중이다.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 은성의료재단은 40년 이상 지역사회 시민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과 함께 의료인력 전문교육기관으로 역할을 다해왔다. 특히 좋은문화병원·좋은삼선병원·좋은강안병원(부산), 좋은삼정병원(울산), 좋은선린병원(포항) 등 5개 종합병원은 각 지역을 대표하면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은 물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부이사장은 “40년 이상 지역과 함께하면서 반드시 의미 있는 지역사회공헌활동을 해야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병원 스스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사회공헌은 반드시 병행해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하루 2000건 백신접종…정부 지원대책 절실

코로나19로 의료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은성의료재단 산하 좋은병원들의 현장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구자성 부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민간의료기관들이 선별진료소, 호흡기안심클리닉, 백신접종 등 공공의료기능을 적극적으로 맡지 않으면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데 이견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별도의 의료인력 지원 없이 기존 진료와 코로나19 위탁진료의 병행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병원구성원 모두 피로도가 극도로 누적된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은성의료재단 산하 5개 종합병원에서의 하루 백신접종건수는 2000건에 육박한다. 이를 위해 의사, 간호사, 행정직원까지 전 구성원들이 지원하고 있는데도 일손이 모자라 자체적으로 아르바이트인력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구자성 부이사장은 앞으로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해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와튼스쿨 MBA, 맥킨지 경영컨설턴트 등 의사로서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지닌 그는 현재 병원진료와 재단경영을 동시에 맡고 있다. 스스로도 의사로서 보낸 젊은 시절이 남달랐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산부인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막연히 의료와 경영을 둘 다 잘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에서다. 그는 먼저 펜실베이나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그래도 뭔지 모를 아쉬움과 부족함이 많이 남았다고.

- 맥킨지 컨설턴트는 의사로서 상당히 특이한 경력인데.

미국에서 MBA를 취득했지만 정작 경영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느낄 수 없었다. 이에 결정한 직업이 글로벌 경영컨설팅기업 맥킨지의 컨설턴트였다. 고객사들이 실제 고민하는 다양한 경영이슈에 대해 치열하게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맥킨지에서의 농축된 현장경험이 지금도 큰 도움이 된다. 당시의 경험을 통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기본적 사고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 무엇보다 경영의 핵심은 단순한 수익창출이 아니라 고객가치의 극대화라는 중요한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던 시기다.

- 진료와 함께 11개 병원을 운영하는 재단을 경영하고 있다. 어려운 점은.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진료와 경영은 결코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진료는 병원경영의 최전선에 있다. 고객인 환자를 직접 마주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경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진료 자체가 현장경영이라고 표현될 정도다. 특히 병원경영에 참여하면서 항상 고객가치 극대화를 위해 고민하기 때문에 진료현장에서도 고민은 연장될 수밖에 없다. 또 의사로서 획일적인 진료는 지양하고 있다. 고객에게 최선의 맞춤형진료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부이사장은 "난임시술이 증가함에 따라 난임센터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부이사장은 “국내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난임시술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난임센터를 또 한 번 확장해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산부인과 의사로서 난임치료에 주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병원 복귀를 결심하고 산부인과의 미래는 난임치료에 있다고 판단, 일본 2대 난임병원인 오사카 남바클리닉, 도쿄 가토클릭닉에 연수를 다녀왔다. 2012년 좋은문화병원에 입사해 난임센터를 개소하고 두 차례의 확장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 현재 난임시술추세는 어떤가.

아이러니한 점은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하는데 난임시술은 계속 증가추세라는 것이다. 결혼연령이 점점 늦어지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난임분야는 의사의 능력만큼이나 수정란배양기술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자 시설, 장비 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 곧 또 한 번 난임센터를 확장할 계획이다.

- 좋은문화병원은 산부인과 중심의 여성전문병원으로도 유명한데.

우리 병원은 지역 최대 규모로 산부인과 전문의만 17명을 보유하고 있다. 심각한 저출산 등 급변하는 의료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24시간 산부인과전문의가 상주하는 전문분만센터, 신생아중환자실(NICU)을 유지하면서 난임센터, 부인과수술센터를 집중 육성했다. 대표적 여성암인 갑상선암, 유방암을 대학병원에 가지 않고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학병원 교수 출신 의료진을 적극 영입해 여성암전문센터를 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24시간 복부응급수술이 가능한 위장관외과센터를 새롭게 열었다. 다각적으로 진료영역을 확장한 덕에 출산율 감소에도 매년 병원도 성장세다.

- 현재 은성의료재단이 중점을 두는 분야는. 

향후 10년을 내다봤을 때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영역은 암, 뇌·심혈관질환이다. 초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 두 질환의 유병률은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은성의료재단에서 가장 큰 규모인 좋은강안병원은 이를 대비해 독립건물에 암센터를 개소했다. 혈액종양내과, 치료방사선과, 핵의학과를 개설해 지역 내 암 환자들이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또 간담췌이식외과센터를 개소해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시행할 수 있는 간이식수술도 활발히 시행 중이다. 좋은삼선병원도 뇌혈관센터, 심장혈관센터를 특화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  

- 앞으로 지역의 1·2차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대학병원에 꼭 가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을 1·2차병원이 모두 끌어안을 수 있도록 기술과 서비스역량을 갖추는 한편 진료영역도 점차 확장해야 한다. 이미 난임치료, 양성종양, 초기암의 최소침습치료, 인공관절수술 등 다양한 진료영역에서 대학병원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는 1·2차병원도 많다. 1·2차병원이 이러한 역량을 강화하면 환자들이 보다 신속하고 저렴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가 전체의료시스템도 한층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구자성 부이사장은 올해부터 다문화가정을 돕는 사회공헌활동을 추가했다. 점차 늘고 있는 지역 다문화가정이 의료·교육부분에 있어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예산을 수립한 것. 그는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한다”며 “앞으로도 소외계층이 꼭 필요로 하는 지원사업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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