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수면팩과 나이트크림, 둘은 다른 화장품일까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수면팩과 나이트크림, 둘은 다른 화장품일까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9.1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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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길고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친 후 화장 지우는 것도 귀찮은데 바르는 것은 오죽할까 . 이런 소비자의 귀차니즘 심리를 이용한 화장품이 있으니 바로 바르고 자는 ‘수면팩’이다. 기다릴 필요도 닦아낼 필요도 없이 그냥 바른 뒤 아침에 일어나기만 하면 촉촉함은 물론 화이트닝에 주름까지 개선된다고 하니 이정도면 일거양득이 아니라 일거사득이다.

결국 바르고 잔다는 것은 화장품을 피부에 흡수시킨다는 의미일텐데 그렇다면 피부에 바르고 흡수시키는 나이트크림과는 뭐가 다를까?

일단 수면팩은 정제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밖에 글리세린, 식물추출물, 펩타이드, 기능성인증 성분인 나이아신아마이드, 아데노신 등을 함유한 젤타입 제형의 마스크로 자기 전 기초화장품 마지막단계에 사용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들 생산업체는 긴 수면시간 동안 수면팩을 통해 피부관리가 가능하며 피부재생에 영향을 준다고 얘기한다. 이는 피부표면에 수분막을 형성, 공기중에 증발되지 않아 피부에 서서히 흡수되면서 자는 동안 피부에 충분한 영양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들 제품은 오랜시간 수분력을 유지하면서도 발림성을 좋게 하기 위한 실리콘계열의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기 전에 바르는 나이트크림은 어떨까? 성분은 수면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 수면팩은 대부분 젤 타입으로 수분감이 풍부하지만 나이트크림의 경우 유분이 다량 함유돼 제형이 다소 무겁고 되직하다. 자기 전에 바르고 흡수시키는 크림과 팩이라는 용어만 다를 뿐 수분, 미백, 주름, 예민 등 화장품의 기능은 비슷하다.

수면팩이라고 해서 특별한 기능을 부여해 우리가 자는 동안 피부가 재생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즉 우리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효과를 높이는 특정성분이 따로 함유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수면팩은 대부분 피부에 바른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산소와 접촉해 공기중에 휘발될 수밖에 없는 성분이기 때문에 수면시간 내내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수면팩을 판매하는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니 “꼭 잘때만 발라야 하나요?” 또는 “평상시에 발라도 되나요?” 등의 질문이 올라와 있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제품명은 수면팩이지만 평상시 영양크림처럼 애용해주시면 됩니다”라든가 “아침에 크림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결국 수면팩과 나이트크림은 성분구성비율과 제형만 다를 뿐 내용물이나 구성성분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귀차니즘에 허덕여 자는 동안만이라도 수면팩에라도 의지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기초화장의 마지막단계인 크림을 더욱 꼼꼼하게 발라주자. 그것이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어려운 경제에 보탬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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