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수컷 중성화의 고민...건강상 이득 고려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수컷 중성화의 고민...건강상 이득 고려하세요!
  • 김담 고래동물병원 외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9.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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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담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외과원장
김담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외과원장

암컷은 중성화로 자궁축농증, 유선종양 등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컷은 어떨까? 암컷, 수컷 모두 중성화가 안 됐더라도 건강하게 잘 지낼 때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예방 차원에서 어릴 때 중성화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특히 수컷의 피하나 복강내에서 고환이 확인되는 ‘잠복고환’은 예외 없이 예방보다는 치료를 위해 중성화를 해야 한다. 피하잠복고환은 일부 피부만 절개해서 수술할 수 있으나 복강에 있을 때는 개복술을 해야 한다.

잠복고환은 고환이 음낭 내로 하강하지 못하는 선천질환이다. 생후 2개월이 지났다면 고환이 정상위치로 내려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잠복고환은 주로 개에게 나타나며 한쪽 잠복고환이 특히 흔하다. 한쪽만 잠복고환이라고 하더라도 양쪽 고환을 모두 제거해야 남겨진 고환이 종양화되지 않는다. 잠복고환이 있는 개는 정상 개보다 고환종양 발생률이 13.6배 더 높다는 보고가 있다. 정상고환과 관련된 종양은 보통 양성이지만 잠복고환종양은 악성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 사례의 주인공은 14살 중성화하지 않은 요크셔테리어다. 처음엔 사타구니 쪽이 점점 커져서 탈장으로 알고 내원했다. 신체검사상 중성화가 되지 않았고 고환이 한쪽만 내려온 상태였다. 영상검사결과 피하잠복고환으로 진단됐다. 다행히 건강상태가 양호해서 수술을 진행했다.

피하잠복고환으로 인한 고환종양
피하잠복고환으로 인한 고환종양

6세 이상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 반려견에게 발생하는 질환 중 전립샘비대증도 중성화로 예방할 수 있다. 알다시피 전립샘비대증은 성인 남성에게 흔하다.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에게 나타날 정도로 발병률이 나이에 비례해 늘어난다고 알려졌다. 전립샘비대증이 정상적인 노령변화이기는 하지만 전립샘이 너무 커지면 요도를 압박해 배뇨장애를 유발한다. 정말 드물지만 심할 땐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응급상황인 급성요로폐색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립샘비대증은 변비와 배뇨곤란, 요로폐색과 같은 임상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내복약 복용으로 전립샘의 크기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재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 중성화수술로 3~12주 내로 전립샘을 영구적으로 퇴축시킬 수 있다.

다음 사례의 주인공은 9살 중성화하지 않은 포메라니안이다. 급성요로폐색으로 신부전이 발생했다. 검사결과 전립샘비대가 확인됐으며 급성신부전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신부전 관리와 내복약 복용으로 내과적인 치료를 하면서 전립샘 크기 감소를 유도해 배뇨상태를 개선한 후에 수술적 치료를 진행했다.

전립샘비대(노란 점선)로 인한 요로폐색으로 확장된 방광(빨간 점선)
전립샘비대(노란 점선)로 인한 요로폐색으로 확장된 방광(빨간 점선)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방이라는 건강상 이득을 무시할 수는 없다. 반려동물에게 잠복고환이 있거나 전립샘비대증으로 배뇨곤란 같은 임상증상이 있을 땐 반드시 중성화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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