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머리에 물 차는 뇌수두증, 소형견에게 흔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머리에 물 차는 뇌수두증, 소형견에게 흔해요!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9.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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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뇌수두증(Hydrocephalus)이란 두개강에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되는 질환이다. 개와 고양이에게 흔치 않은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 반려동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치와와, 몰티즈,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 토이푸들 등 소형견에게 진단될 때가 꽤 많다.

뇌수두증은 선천성, 후천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선천성 뇌수두증은 유전인자, 발달장애 또는 자궁내 감염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두개골과 두경 접합부 척추의 형성장애로 인한 뇌척수액 흐름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발생원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원인이 될 만한 염증성 병변, 주변 구조물 이상이나 폐색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없을 땐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 특발성으로 잠정진단을 내린다. 후천성 뇌수두증은 주로 뇌척수액 흐름을 방해하는 종괴성 병변에 의한 물리적 폐색이나 감염성 질환으로 발생한다. 본 칼럼에서는 선천성 뇌수두증을 다뤄보려 한다.

뇌척수액은 일정한 양이 생성, 배액된다. 뇌수두증은 주로 배액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뇌척수액이 증가해 뇌실이 확장되면 뇌실막이 손상돼서 주변 뇌실질에 부종이 발생하고 진행되면 주변을 압박하면서 실질 손상을 일으킨다. 임상증상으로는 식욕저하, 수면증가, 활동저하, 운동장애, 둔감(Obtundation), 시각소실, 우울·과흥분 등 의식변화, 선회(Circling), 시각장애, 강직성 마비,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어린 동물에게 공격성이나 이상행동의 증상으로 나타날 땐 일반적인 행동장애와 구별하기 어려워 이상증세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두개 봉합이 닫히기 전에 뇌실 확장이 심해지면 두개골이 돔 형태(Dome-shape)로 자라기도 한다. 주로 1살이 되기 전에 증상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할 때도 있고 1~2살 때 증상이 완화할 때도 있다.

뇌실 확장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영상검사가 필수적이다. 천문이 닫히지 않았다면 초음파검사로 뇌실 확장을 진단할 수 있다. CT검사로는 뇌실 확장과 주변 뼈 구조물 이상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소형견에게 중등도의 뇌실 확장(특히 측뇌실 확장)은 흔한 편이고 심한 뇌실 확장에도 증상이 없는 때가 많다. 임상증상이 없으면 단순 뇌실 확장일 가능성이 높아 뇌실 주변 부종성 병변이나 측뇌실 외 뇌실의 뚜렷한 확장, 특이적인 뇌실 확장 형태, 소뇌압박 및 탈출 등 증상을 유발하는 뇌수두증의 영상학적 특징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MRI 검사가 뇌수두증 진단에 권장된다. 의미 있는(뇌압상승을 유발하는) 뇌수두증은 임상증상과 MRI 영상을 함께 고려하여 진단한다.

뇌수두증으로 신경증상이 나타났다면 약물이나 수술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데 약물치료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급성 증상이 나타날 때 시도해볼 수 있다. 약물로 뇌척수액의 생산을 줄이고 발작이 동반된 경우 항경련제를 처방한다. 약물은 내성이 생기거나 전해질 장애가 나타날 수 있어 장기간 사용은 치료반응을 저하할 수 있다. 수술적인 방법은 뇌실에 복강과 연결되는 관을 삽입해 뇌실 내 과하게 축적되는 뇌척수액을 복강으로 배액하는 것이다. 배액관을 유지하여 지속적인 감압이 이뤄질 수 있게 한다. 수술 후 감염이나 배액관의 폐색, 과배액으로 인한 뇌압 감소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증상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선천성 뇌수두증은 증상의 정도가 예후와 관련이 있다. 증상이 경미했다면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있는 편이다. 증상이 심할 땐 뇌실질 손상이 많이 진행돼 예후가 좋지 않다. 증상과 뇌실 확장의 정도, 수술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약물 및 수술요법을 적절히 병행해 증상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치료해야 한다.

증상이 없는 뇌실 확장일 땐 치료는 필요치 않다. 그러나 외부 충격에 취약하기에 충격으로 증상이 유발될 때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왼쪽 T2, 오른쪽 FLAIR 영상 - 양측 측뇌실의 심한 확장, 제 3뇌실의 확장이 뇌실질을 압박하고 있으며 뇌실 주변 부종성 변화가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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