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찮은 소변…요도협착일까, 전립선비대증일까
시원찮은 소변…요도협착일까, 전립선비대증일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0.14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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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소변 못 보고 봐도 잔뇨감 남아
방치하면 신장까지 손상…조기진단·치료해야
정기검진, 올바른 배뇨습관 등으로 평소 예방
요도협착과 전립선비대증은 대표적인 남성 비뇨기질환으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조기에 진단·치료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비뇨기문제는 남녀 모두에게 큰 고민거리다. 무엇보다 여성이 방광염으로 고생한다면 남성들은 요도협착, 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무엇보다 두 질환 모두 소변 보는 데 문제를 일으켜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 만큼 의심증상이 있을 때 빨리 비뇨의학과를 찾아야 한다.

■신체구조, 외상, 노화 등 원인

먼저 요도협착은 말 그대로 소변 길인 요도가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여성이 해부학적 구조상 방광에 세균이 침입할 확률이 높다면 남성은 요도의 길이가 길어 요도협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낙상, 사고 등으로 골반이 골절되거나 회음부가 손상되는 경우 또는 임질 같은 성병에 걸린 후 생긴 요도염증도 요도협착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전립선비대증은 밤톨만 한 전립선이 점점 커지면서 전립선 내부를 지나는 요도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노화의 영향이 크다. 실제로 전립선비대증은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고개를 들어 50대에는 50%, 60대에는 60%, 70대에는 70%의 남성이 전립선비대증을 겪는다고 알려졌다.

특히 전립선비대증은 일교차가 클 때 발생위험이 높아 이맘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낮은 기온에서 수축했던 전립선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제대로 이완되지 못해 소변 길이 막히는 것이다.

■소변 줄기 약해지고 잔뇨감 등 배뇨장애 유발

요도협착과 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하면 일단 소변 보기가 불편해진다. 

특히 요도협착은 딱히 통증을 동반하지 않지만 힘을 줘도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다. 최근 소변 줄기가 갈라지고 약해지거나 소변을 보고 나서도 잔뇨감을 느꼈다면 요도협착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역시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막상 소변을 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소변이 자주 마려우며 특히 야간에 소변을 보러 잠에서 자주 깬다.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은 잔뇨감도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이다.

■요도협착, 협착위치 등 고려해 치료방법 결정

두 질환의 증상은 단순히 배뇨장애에서 그치지 않는다. 치료가 늦어지면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져 결국 신장까지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의심증상이 있을 때 심각성을 인지하고 빨리 비뇨의학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요도협착은 협착위치와 길이 등을 고려해 치료방향을 결정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요도확장술이다. 내시경을 통해 좁아진 요도부위를 넓히는 시술이다. 단 협착의 길이가 길거나 재발률이 높은 경우 요도확장술은 고려하지 않는다. 또 협착의 길이가 짧은데도 요도확장술로 호전이 없다면 요도의 협착부위를 잘라 이어 붙이는 단단문합술을 시행한다.

고대안산병원 비뇨의학과 한재현 교수는 “요도협착은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심해지면 요도가 막혀 방광염, 전립선염, 방광결석 등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합병증이 발생하면 신기능의 악화까지 야기할 수 있어 의심증상을 결코 가볍게 지나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비대증, 방광기능 보존 위해 조기에 수술 고려

전립선비대증 역시 방치하면 요도가 완전히 막히는 요폐색이 발생, 방광이나 신장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요폐색이 만성화돼 소변이 못 나가고 방광에 차면 방광결석이나 방광게실형성, 요로감염 및 신우신염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기문제 등 성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주된 치료방법은 약물 복용과 수술이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유지형 교수는 “약물치료는 완치보단 소변 보는 불편함을 완화하고 방광기능을 떨어지지 않게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레이저를 이용해 소변 길을 넓혀주는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거나 갑자기 소변을 못 보는 급성요폐가 생기는 경우, 방광기능이 떨어질 때, 환자가 매일 약을 먹기 힘들어하는 경우에서 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방광기능을 잘 보존하기 위해 조기에 수술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정기검진, 생활습관개선으로 평소 예방해야

소변 보는 데 문제가 생기면 이미 요도협착이나 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두 질환은 평소 경각심을 갖고 예방해야 한다. 

한재현 교수는 “요도에 염증이 발생한 요도염환자는 이를 즉시 치료하고 이전에 골반골절이나 회음부 등의 손상경험이 있다면 정기검진 받는 것이 좋다”며 “또 야외활동 시 적절한 보호장비를 착용해 골반 부상을 방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와 연관이 깊어 완전한 예방은 불가능하지만 생활습관개선을 통해 간접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유지형 교수는 “채소, 과일, 생선 등의 섭취를 늘리고 육류, 자극이 강한 음식, 커피, 술 등의 섭취는 줄여야 한다”며 “또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는 등 올바른 배뇨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립선비대증은 감기약 복용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감기약이 전립선비대증과 연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항히스타민과 에페드린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방광경부와 요도를 조이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환자는 이 성분이 든 감기약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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