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척추의 날] 아파서 허리 못 펴는 ‘척추관협착증’…5년 새 28만명 쑥↑
[세계 척추의 날] 아파서 허리 못 펴는 ‘척추관협착증’…5년 새 28만명 쑥↑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0.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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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제대로 못 펴고 짧은 거리도 못 가
허리 굽혀야 통증↓…방치 시 마비위험↑
시술로 통증 개선 기대…수술은 신중해야
통증이 심해 허리를 제대로 못 펴거나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다면 단순 허리디스크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10월 16일은 ‘세계 척추의 날’이다. 인구고령화로 척추질환의 중요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5년 새 급격히 증가한 척추질환이 있다. 바로 꼬부랑 할머니 병이라 불리는 ‘척추(관)협착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척추협착증환자는 2015년 약 146만명에서 2020년 약 173만명으로 5년 새 약 28만명이 증가했다.

나이 들수록 우리 몸에는 여러 이상증상이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척추는 퇴행성변화가 매우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즉 디스크뿐 아니라 주변 근육, 인대, 뼈, 후방관절 등 모든 부위에 퇴행성변화가 일어나는 것. 척추협착증은 이렇게 모든 부위에 퇴행성변화가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척추질환이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이병회 과장은 “나이 들면 척추가 변형되고 척추 뒤쪽에 신경다발이 지나는 통로(척추관)가 좁아지면서 주변 신경을 누른다”며 “신경은 허리부터 다리까지 이어져 있어 척추관이 좁아지면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 다리까지 저리고 아프다”고 말했다.

■허리 펴고 걸으려 하면 통증…다리까지 저려

척추협착증환자들은 ‘서거나 걸으면 다리가 아프고 힘들다’ ‘100m 거리도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한다’ ‘허리를 굽히고 앉아 쉬어야 통증이 나아진다’ 등으로 통증을 표현한다.

허리디스크와 혼동하기 쉽지만 척추협착증은 누워 있거나 쉬면 통증이 없다가도 일어나 걷기 시작하면 엉덩이와 다리가 당기고 저리는 통증이 발생한다. 또 서 있거나 걸을 때, 척추를 똑바로 펴고 있을 때 통증이 있기 때문에 잘 때도 바로 누워 자지 못하고 웅크리고 자며 허리를 굽혀야 비로소 통증이 줄어든다. 

이병회 과장은 “척추협착증은 몸을 바로 세울 때 비대해진 인대나 관절, 가시 뼈들이 수평으로 척추관을 압박하기 때문에 통증이 크다”며 “반면 허리를 굽히면 일시적으로 신경 통로가 넓어져 통증이 줄기 때문에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 걷거나 무리했을 때 통증이 나타나다 휴식 후 괜찮아지는 정도라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지만 통증이 심해 허리도 제대로 못 펴고 걷기조차 힘든 정도라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통로 넓히는 시술, 통증 개선효과 커

척추협착증은 일단 걷는 데 문제가 생겨 일상에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어 조기 진단·치료해야 한다. 

척추협착증은 협착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보통 협착이 심하지 않으면 시술을 시행한다. 가장 많이 행해지는 시술은 풍선 확장 신경성형술. 이는 꼬리뼈 쪽으로 풍선이 달린 특수카테터관을 협착이 있는 부위에 삽입,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신경통로를 넓혀주고 유착을 풀어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다.

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박진규 원장은 “통증 부위에 직접 약물을 투입하기 때문에 통증 개선효과가 크다”며 “비록 극심한 협착증에서는 시술로 개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기저질환 때문에 수술할 수 없거나 고령환자들에게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술은 최대한 해볼 수 있는 치료를 해본 후 정 효과가 없을 때 고려한다. 박진규 원장은 “수술은 비수술적치료를 최소 6주에서 3달 이상 하고도 증상이 없을 때 고려한다”며 “시술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다리 쪽으로 내려오는 신경이 눌려 마비, 감각이상이 지속되면 나사못으로 척추를 고정시켜주는 척추유합술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바른 자세 유지, 스트레칭으로 허리근육 긴장 풀어야

척추협착증에 의한 신경 압박은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또 일반적으로 한곳에서만 발생하기보다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한다. 따라서 척추협착증은 평소 경각심을 갖고 예방해야 한다.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고 의식적으로 꼿꼿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허리 근육을 풀어준다. 평소 허리를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은 삼가고 무거운 물건은 최대한 들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허리보조기나 복대는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허리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간 여기에 의존하면 오히려 허리 근육이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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