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환자들의 삶, 여전히 녹록잖아…성격변화·우울감 등 악영향 커
만성통증환자들의 삶, 여전히 녹록잖아…성격변화·우울감 등 악영향 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1.2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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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증학회, 만성통증환자 삶의 질 설문조사결과 발표
2011년 조사 때보다 자살충동경험 비율 10% 높게 나타나
성격변화, 우울감, 수면장애 등은 40대 이하 젊은층서 뚜렷

만성통증환자들이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는 지난 2011년에 이어 올해도 구체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만성통증환자들의 삶의 질 파악에 나섰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1년 7월 20일부터 9월 3일까지 전국 20개 대학병원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만성통증환자(신경병 46%, 척추질환 37%, 기타 만성통증질환 17%) 8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57세, 이환기간은 75개월이었으며 현재 복용 중인 진통제나 시술에 대한 생각, 삶에 미치는 악영향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무엇보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만성통증환자들의 삶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구체적인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우선 만성통증환자들은 최근 1주간의 평균 통증점수에 대해 5.9점(0점은 전혀 통증이 없는 상태, 10점은 최고의 통증)이라고 응답, 중등도 이상의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이렇게 통증이 심한데도 진통제 복용에 대한 질문에는 약 1/4 환자가 복용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한통증학회는 약에 대한 부작용과 내성을 우려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4명 중 1명은 부작용으로 인해 약을 중단하거나 바꾼 적이 있으며 절반 정도의 환자는 소염진통제 내성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만성통증환자들은 진통제 복용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었다. 특히 심한 통증 조절을 위해 복용해야 하는 마약성진통제에서는 호의적이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4.5%가 마약성진통제는 중독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심한 통증 조절을 위해서는 할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사대상 환자들 중 실제로 마약성진통제를 복용 중인 환자도 30%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통증조절을 위한 신경차단술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 마취통증의학과의 통증치료를 신뢰하고 있었다.

삶에 미치는 악영향도 여전히 컸다. 

조사대상의 42.2%가 자살충동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심지어 10명 중 1명은 실제로 행동에 옮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자살충동 경험 빈도는 남녀가 비슷했지만 연령별로는 40~50대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특히 50대가 가장 두드러졌다.

대한통증학회는 ”무엇보다 자살충동경험 비율은 2011년 조사 때보다도 약 10% 더 높게 나타났으며 당시에는 40대에서 자살충동 경험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올해는 5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차이를 보였다“며 ”과거보다 경제활동 연령대가 올라가고 사회 발전으로 삶의 질이 향상된 데 따른 상대적 박탈감 증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성통증으로 인한 악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짜증, 분노 등 성격변화가 가장 크다고 응답했으며 우울감, 수면장애, 불안감, 죽고 싶다는 생각, 집중력과 기억력감소, 경제활동 제한, 가족들의 불이해, 친구들의 불이해, 경제적 어려움, 극단적시도, 실직, 가정불화, 이혼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러한 문제들은 2011년과 마찬가지로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40대 이하 젊은층에서 두드러졌다. 또 2011년에는 수면장애가 가장 큰 문제로 조사됐으나 올해는 성격 변화와 우울감이 수면장애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됐다.

대한통증학회 임윤희 홍보이사(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만성통증환자들은 꾸준한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설문조사가 만성통증환자들에 대한 사회적관심과 지원, 주변 사람들의 배려가 절실한 상황임을 재차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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