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되면 바로 에이즈? 뭘 모르는 소리!
HIV 감염되면 바로 에이즈? 뭘 모르는 소리!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0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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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로 HIV 억제상태 유지…일상생활도 문제없어
HIV감염 조기발견‧치료하면 전파위험↓, 에이즈도 예방
감염 의심되면 조기 검사…보건소서 익명 무료검사 가능
발전된 치료방법을 통해 HIV감염인의 삶이 바뀌고 있지만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은 HIV감염인의 치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HIV감염 치료를 위해 병원(감염내과)을 방문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76.2%가 ‘아는 사람을 만날 것 같아서’ , 70%가 ‘HIV관련 진료 기록이 남을 것 같아서’를 그 이유로 꼽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발전된 치료방법을 통해 HIV감염인의 삶이 바뀌고 있지만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은 HIV감염인의 치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HIV감염 치료를 위해 병원(감염내과)을 방문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76.2%가 ‘아는 사람을 만날 것 같아서’ , 70%가 ‘HIV관련 진료 기록이 남을 것 같아서’를 그 이유로 꼽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설적인 보컬로 불리는 록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 4옥타브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에이즈 합병증인 폐렴으로 45세 나이에 숨을 거뒀다.

에이즈(AIDS)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이하 HIV)로 발병하는 질환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살았던 1980~1990년대만 해도 에이즈는 걸리면 사망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현재 HIV감염은 약물치료를 통해 충분히 일상 속에서 관리 가능하며 에이즈로의 발병도 막을 수 있다. 그런데도 HIV감염과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짙은 상황이다.

HIV와 에이즈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두 개념을 명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HIV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CD4양성 T-림프구를 파괴하면서 면역력을 감소시킨다. 에이즈환자는 바로 HIV 감염인 중 감염이 많이 진행돼 면역결핍상태에 빠진 사람을 말한다. 즉 HIV에 감염됐다고 해서 무조건 에이즈환자는 아닌 것. 에이즈환자는 면역결핍으로 인해 폐렴 등 각종 감염성질환과 악성종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식사나 악수 등으로 HIV가 전파된다는 것도 오해다. HIV는 감염인의 체액 즉, 혈액이나 정액, 질 분비물, 모유 등에 존재한다. 따라서 오염된 주삿바늘을 공동 사용하거나 감염된 산모의 임신과 출산, 모유수유, 감염인과의 성관계 등을 통해 감염된다. 즉 악수, 포옹, 입맞춤, 식사하기, 화장실 공용사용 등 일상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90% 이상이 성관계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HIV에 감염되면 근육통, 두통, 발열 등을 앓다 회복된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가동돼 침투한 HIV를 파괴하기 때문. 하지만 완벽하게 퇴치하진 못해 일부 몸에 남은 HIV가 8~10년에 걸쳐 서서히 인체를 잠식한다. 이때 증상은 없지만 면역기능은 계속 감소해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10년 내 50% 이상에서 에이즈가 발병한다고 알려졌다. 에이즈가 발병하면 무기력함, 체중감소, 원인모를 만성설사, 발열, 지속적인 마른기침, 전신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HIV치료는 현재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통해 감염 단계에서부터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즉 만성질환처럼 약물치료를 하면서 얼마든지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전 세계 750개 이상 단체들은 HIV감염인이라도 치료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없다는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미검출=감염불가)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HIV치료는 현재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통해 감염 단계에서부터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즉 만성질환처럼 약물치료를 하면서 얼마든지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전 세계 750개 이상 단체들은 HIV감염인이라도 치료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없다는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미검출=감염불가)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래도 절망은 이르다. HIV치료는 최초의 치료제 지도부딘(Zidovudine)이 허가받은 이후 발전을 거듭, 현재는 HIV감염단계에서부터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게 된 것. 지속적인 치료제 복용을 통해 바이러스가 일정 수준 이하에 이르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에 HIV감염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거의 정상인에 가까운 78세까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는 “아직 에이즈를 완전히 체내에서 없앨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없지만 현재는 하루 한두 개의 알약 복용만으로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해 수십 년 이상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며 “단 HIV치료제는 복용을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고 면역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에서 HIV감염은 조기 발견‧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HIV감염과 에이즈 증상은 다른 질병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론 정확히 알 수 없다. 송경호 교수는 “현재 HIV검사는 보건소에서 익명으로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감염이 의심되면 조기에 검사를 받거나 감염내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며 ”HIV감염을 조기 발견 후 치료하면 바이러스 억제상태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고 타인에 대한 전파 위험도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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