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 소형견의 기침, 유력한 범인은 심장병!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 소형견의 기침, 유력한 범인은 심장병!
  •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2.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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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어느새 연말이 코앞이다. 겨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시기에는 늘 감기라는 불청객이 찾아오곤 한다. 물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덕분에 감기환자는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니 건강관리에 빈틈을 보여선 안 될 것이다.

감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우리 강아지들도 감기에 걸린다. 주요 증상은 기침이다. 그런데 밤이나 새벽에 기침이 심하거나 나이가 많고 소형견이라면 단순히 감기로 생각해선 안 된다. 이 경우 심장병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아지의 대표적인 심장병은 이첨판폐쇄부전증이다. 이첨판은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를 여닫는 판막이다. 좌심실이 수축하면서 전신으로 혈액을 뿜어내는 순간에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좌심실이 혈액을 온몸에 보내주려면 얼마나 강한 힘이 필요하겠는가. 또 이때 역류를 막으려면 이첨판에 얼마나 많은 부하가 걸리겠는가. 따라서 나이 들수록 이첨판은 퇴행성변화로 인해 제때 닫히지 못하면서 혈액 일부가 좌심방으로 역류하게 된다. 이를 이첨판폐쇄부전증이라고 한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이 생기면 아무래도 좌심방이 전신으로 보내는 혈액량이 부족해진다. 심장은 이를 보상하려고 무리하다가 커진다. 이때 기관지를 압박해 기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기침은 마른기침이며 위에 언급했듯 밤이나 새벽에 심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가쁜 호흡(운동하면 호흡을 더 힘들어함) ▲산책과 운동을 하기 싫어함 ▲청색증(혀가 파랗게 변함) ▲개구호흡 ▲기절(뇌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발생) 등이 나타난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이 심하면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소형견(포메라니안, 치와와, 몰티즈, 시츄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따라서 이들 소형견에서 위와 같은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동물병원을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

심장병은 완치할 수 없다. 하지만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오래 살 수 있다. 심장병은 청진으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1년에 한 번만 검사받아도 조기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청진으로 심잡음이 들리면 수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시기에 약물을 써서 관리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무증상심장병에 주목하자는 캠페인이 일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심잡음을 확인하고 심장이 커지는 시기에 맞춰(심장크기 변화는 엑스레이검사로 확인) 약물로 관리를 시작하자는 것이 골자다.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관리하지 않았을 때보다 심부전 발생을 15개월이나 늦출 수 있다.

모든 보호자는 반려견이 장수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다면 강아지 생일 때마다 동물병원을 찾아 청진을 비롯해 여러 검진을 받아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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