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제약사, 잇단 기술수출 웃고 VS 바이오신약, 정부 지원부족 울고
대형제약사, 잇단 기술수출 웃고 VS 바이오신약, 정부 지원부족 울고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2.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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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약산업 분석보고서

국내 의약품시장은 2025년에는 최대 25조원(180~2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평균성장률은 4.5~7.5%로 10대 선진국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속속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의 허가를 획득, 연이어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올 한해 급성장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이 큰 폭으로 성장했는데 9월까지의 의약품수출액 70억9000만달러(약 8조3378억4000만원) 중 62.6%를 차지했다.

연이은 기술수출은 기뻐할 일이지만 아쉬움도 크다. 신약후보물질을 다른 국가에 넘겼다는 것은 신약접근성이 낮다는 뜻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이은 기술수출은 기뻐할 일이지만 아쉬움도 크다. 신약후보물질을 다른 국가에 넘겼다는 것은 신약접근성이 낮다는 뜻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형제약사, 기술수출 잇따라 성공

올해는 대형제약사들이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의 ‘2021년 기술수출실적’에 따르면 올해 계약건수는 총 25건으로 8조9734억원에 육박했다. 일부는 계약금액을 미공개해 실제 실적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부적으로는 ▲GC녹십자랩셀-머크(미국) : ‘CAR-NK’ 세포치료제 3종 ▲대웅제약-상해하이니(중국) :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신약 ‘펙수프라잔’ ▲알테오젠-인타스 파마슈티컬스(인도) :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이뮨온시아-3D메디슨(중국) : CD47 항체 항암신약후보물질 ‘IMC-002’ ▲휴온스바이오파마-아쿠아빗홀딩스(미국) : 보톨리눔톡신제제 ‘휴톡스’ ▲LG화학-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중국) : 자가면역질환치료 후보물질 ‘LC510255’ ▲한독·CMG제약-AUM바이오사이언스(싱가포르) :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CHC2014’ ▲대웅제약-뉴로가스트릭스(미국) :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신약 ‘펙수프라잔’ ▲팬젠-VEM(터키) :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기술 ▲대웅제약-펙수프라잔(중남미 4개국) :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프라잔(Fexuprazan)’ ▲HK이노엔-뤄신(중국) :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주사 ‘케이캡’ ▲툴젠-카세릭스(호주) : CAR-T치료제 등이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약파이프라인도 1500여개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2018년 573개에서 261.8% 증가한 수치다. 유형별로 보면 합성신약이 599개(40.6%)로 가장 많고 바이오신약 540개(36.6%), 기타 338개(22.9%) 순이다.

연이은 기술수출은 기뻐할 일이지만 아쉬움도 크다. 신약후보물질을 다른 국가에 넘겼다는 것은 신약접근성이 낮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내 신약접근성은 35%로 미국 87%, 독일 63%, 영국 59%, 일본 51%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3대 주력산업으로 선정했지만 업계관계자들은 인력, R&D투자, 임상시험절차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신약개발은 어렵다고 토로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은 특정기업 한두 곳에서 발전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인프라와 R&D역량을 바탕으로 성장한다”며 “국산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오픈이노베이션환경을 구축하고 기술이전에서 나아가 글로벌 임상3상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제도적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신약 도전 제약사 급증

바이오의약품시장 역시 급성장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수출액은 2015년부터 연평균 13.1% 증가하면서 2019년 1조4968억원을 기록, 전체 의약품수출액의 25%에 도달했다. 하지만 규모, 기술력, 자금력 부족 등으로 인해 글로벌시장에서의 비중은 0.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와중에 바이오신약에 도전하는 국내 제약사는 증가추세다. 해외경제연구소 ‘바이오의약품 산업 동향과 한국경쟁력현황’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의약품 개발유형은 ▲바이오신약 76.4% ▲바이오시밀러 23.6% ▲바이오베터 14.5% 등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는 벤처기업 33%,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각각 29%를 차지해 영세기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사업진행단계별로는 ▲임상 47.3% ▲후보물질 연구개발단계 25.5% ▲전임상단계 25.5% ▲사업기획 검토단계 20% ▲제조 및 시판단계 16.4% ▲인허가단계 10.9% 순이다.

현재 기업들은 R&D비용 부족, 복잡한 임상시험절차, 정부자금 지원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정식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바이오업계가 환호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국내 바이오신약 개발은 임상3상 이전 기술수출로 수익을 얻는 방식이었지만 렉키로나는 기술수출 없이 후보물질 개발부터 임상3상까지 완료한 국내 유일의 바이오의약품이다.

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로슈, 길리어드, 아스트라제네카, TG테라퓨틱스, 일라이릴리 등 빅파마의 위탁생산량을 늘린 것. 실제로 올해 공시한 증액계약만 8건이고 금액도 8631억원에 달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국내 바이오기업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하지만 대부분이 소규모기업인 만큼 K-바이오 성공을 위해서는 스타트업 육성·지원기관과 연구실, 장비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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