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피와 오줌 한 방울로 암검사가 된다고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피와 오줌 한 방울로 암검사가 된다고요?
  •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2.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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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반려동물 건강에 관한 관심과 수의학 발달로 반려동물의 평균수명이 증가했다. 실제로 필자가 반려동물 임상에 몸담았던 2000년 초반 당시 반려견의 수명은 길어야 12년 정도였다. 하지만 여러 예방법과 치료법 등이 개발돼 현재 어린 동물의 수명이 최장 20년에 이르렀다.

이러한 수명증가와 함께 반려동물에게 수많은 만성질환이 진단·치료되고 있는데 여러 질병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위험한 질병 중 으뜸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종양’일 것이다.

종양은 조직의 분화가 빠르고 다른 조직에 악영향을 주는 악성종양(암)과 종양이 커지거나 수가 늘기는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 양성종양으로 구분된다. 악성종양(암)은 종양 자체도 문제지만 커지면 주변 조직의 기능을 손상시키며 간혹 다른 부위에 옮겨 온몸의 상태를 점차 악화시켜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악성종양은 피부나 점막 등 외부로 보이는 곳에 생기기도 하나 몸 안이나 내부장기 등에 생겨 보이지도 않고 경중을 판단하기 힘들 때가 많다. 이러한 몸 안의 종양을 평가하려면 방사선, CT, 초음파 같은 영상검사와 조직검사 등을 진행해야 하지만 비용, 마취, 손상위험 등의 문제로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따라서 악성종양 치료의 성패는 종양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악성일 가능성을 확실하게 판단하는지에 달려있다.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혈액이나 오줌을 이용해 종양의 악성도를 판단하는 검사가 속속 개발·출시되고 있다.

먼저 혈액을 이용하는 ECPKA(혈액검사) 항체검사는 해당 항체와 함께 면역회피반응을 확인해 종양의 악성도를 수치로 보여준다. 이 검사는 육안으로 보이는 종양의 평가나 확인되지 않은 몸속 악성종양의 존재 여부를 알기 위해 진행할 수 있다.

두 번째로 TCC(방광이행상피암)을 오줌으로 진단할 수 있는 V-BTA킷트도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노령견이거나 혈뇨, 배뇨곤란 등의 비뇨기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할 때 악성종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다. 노령견이라면 악성종양 발병률이 높아 검사가 꼭 필요하다.

이밖에도 많은 기술이 개발되고 실용화되는 단계에 있어 동물의 암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담이지만 부신피질기능항진증(쿠싱병) 검사도 뇌하수체와 부신의 종양을 혈청 코르티솔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혈액을 이용한 암검사에 포함될 수 있다.

이렇게 악성종양 발병이 의심되거나 고령 등으로 위험성이 높아졌을 때는 건강검진 시 혈액이나 오줌을 이용한 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건강관리 방법이다.

조기에 병을 발견해 치료하고자 건강보험에서 2년에 한 번씩 검진을 해주는 제도가 있듯이 반려동물도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질환을 조기에 확인해 빠른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반려동물의 삶의 질도 올라가고 치료비용도 절약하게 된다.

반려동물의 짧지 않은 삶 속에서 그들이 의지할 대상은 보호자다. 또한, 말 못 하는 반려동물이기에 그들의 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은 수의사의 사명이다. 그러니 적절한 시기에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해주길 권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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