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암컷 생명 위협하는 자궁축농증, 중성화로 예방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암컷 생명 위협하는 자궁축농증, 중성화로 예방하세요
  •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1.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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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어린 반려동물을 입양하면 건강한 미래를 선물하고자 기초접종을 해준다. 기초접종이 완료되면 수의사는 역시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서 중성화수술을 권유한다. 특히 암컷이라면 더욱 강력하게 권한다. 치명적인 유선종양과 자궁축농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강아지는 이 두 질환이 매우 흔하고 고양이는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떨어지나 그래도 무시할 정도는 절대 아니다. 오늘은 자궁축농증에 대해 알아보자.

자궁축농증은 말 그대로 자궁에 고름이 쌓이는 병이다. 세균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발정기가 끝나면 프로게스테론이 상승한 채로 유지되면서 자궁내막을 두껍게 한다.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발정기가 여러 번 되풀이돼도 임신이 되지 않으면 자궁내막은 낭포가 생길 때까지 계속 두꺼워진다. 낭포는 체액을 분비하기에 세균이 증식하는 데 이상적인 환경이 조성된다. 게다가 자궁벽이 두꺼워지고 프로게스테론수치가 높아 자궁근육이 제대로 수축할 수 없기에 자궁에 들어간 세균과 축적된 체액이 배출되지 못한다. 이러한 원인으로 자궁에 세균이 증식해서 염증이 일어나고 그 결과물인 고름이 차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세균이 자궁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 자궁경부는 평소에는 꽉 닫힌 상태를 유지하다가 발정기가 되면 정자를 받아들이고자 이완되면서 열린다. 이때 세균도 자궁에 침투할 수 있는데 자궁이 정상이라면 세균이 살아남을 수 없다. 위에 언급했듯 자궁에 낭포가 있고 자궁벽이 두꺼워야 세균이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자궁축농증은 자궁경부가 열렸느냐 닫혔느냐에 따라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나눈다. 개방형은 자궁 안 고름의 일부가 질로 배출된다. 보호자가 발견하기 쉽다. 간혹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가 고양이는 생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생리하는 것 같다고 말할 때가 있다. 고양이는 생리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무혈(無血)생리를 한다. 생리혈처럼 보였던 건 십중팔구 고름이었을 것이다. 이때는 자궁축농증을 의심하고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폐쇄형은 자궁에 고름이 계속 쌓여 배가 나오게 한다. 개방형과 폐쇄형 모두 발열, 구토, 설사, 기력저하, 식욕부진 등을 보일 수 있다. 나이 든 비중성화 암컷 강아지가 힘이 없고 밥을 안 먹는다면 수의사들은 대개 자궁축농증을 최우선으로 의심한다. 실제로 검사해보면 자궁축농증일 때가 대다수다. 다른 증상으로 다음다뇨도 들 수 있다. 세균의 독소가 신장에 영향을 끼쳐 소변량이 늘고 이에 대한 보상작용으로 물을 많이 먹는다.

자궁축농증은 무서운 병이다. 패혈증이나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궁축농증 진단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 난소와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중성화수술과 같으나 환자는 나이가 많고 자궁의 고름이 유출되지 않아야 하기에 예방적인 중성화수술보다 훨씬 위험하고 어렵다. 그러니 모든 질환이 그렇듯 예방이 최고다. 되도록 어리고 건강할 때 중성화수술을 해줘서 자궁축농증은 물론 유선종양과 난소종양 등 여러 질환을 예방해주기를 다시 한번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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